본문 바로가기
728x90

인생22

될놈될 안될안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특히 나태함)를 이겨내고 주어진 삶을 충실히 영위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는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잠을 줄이고, 누군가는 보다 숙련된 자아를 얻기 위해 골백번 되뇌고, 누군가는 특정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수천번의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그들은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시간은 그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즉,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그들은 기꺼이 그들에게 맡겨진 시간을 그 누구보다도 촘촘하고 타이트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소비하며 최대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들은 매 순간 몰려오는 잠을 이겨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고, 쉬고 싶고 눕고 싶어 하.. 2021. 10. 7.
브런치와 함께 춤을 다디단 꿈속에서 일어나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문질러 흔들리는 진동센서를 잠재운다. 덕분에 같이 흔들리던 고막 안의 청세포들도,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 진동이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도 제 상태로 돌아온다. 이미 충분히 떠오른 해가 비추는 창 밖을 보며 기지개를 시원하게 켠다. 쭉 쭉. 이때, 마치 팔 한쪽이 세상으로 떨어져 나갈 듯이 잡아당겨 줘야만 한다. 그렇게 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절제된 움직임으로 인해 한껏 웅크려 있던 근육들을 제 자리로 돌려놓는다. 이제 몸은 마실 것을 찾는다. 이미 물은 시원하게 냉장고에 숙성되고 있다. 가끔 냉장고에 물이 다 떨어졌음에도 채워 넣지 못한 날이 있으면 이상하게도 시원한 물의 온도만큼이나 시원한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 것만 같다. 꿀꺽꿀꺽. 입 안의.. 2021. 10. 1.
무게 . 인생의 무게 인가? 아니다. 인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느낌이 든다. 관계의 무게 인가? 아니다. 관계만으로 보기엔 또 너무 좁은 느낌이 든다. 중력의 무게 인가? 오... 맞을 수도 있겠다만, 과학적인 얘기일 뿐 의미 전달은 잘 안 되는 것 같다. 무엇에서 기인한 것일까. 느닷없이 느껴지는 이 무게는. 드라이브를 하다 하염없이 평온해진 머릿속 갑자기 훅 들어온 묵직한 삶의 궤적.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인다. 이 기분을. 이 무게를. 이 삶을. 그렇다. 삶의 모든 것들이 너무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 . 2021. 8. 21.
[책 리뷰] 15.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허지웅 저, '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4 최초 작성일 2021.05.16 주지적(主知的): 이성, 지성, 합리성 따위를 중히 여기는 것. 주정적(主情的): 이성이나 의지보다 감성을 중히 여기는 것. 덜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정신 차리고 제대로 살기 위해, 결코 도래하지 않을 행복을 빌미로 오늘을 희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의 정체를 규명해야만 한다. 너와 나의 관계가 주는 만족감의 뿌리가 정말 이 관계로부터 오고 있는 것일까. 혹은 단지 세상으로부터 정의 내려진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던 것뿐일까. 역할에 휘둘릴 것인가, 아니면 정말 관계를 할 것인가? - 허지웅 작가 일 년에 며칠은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더 깊은 심연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우울감을 느끼곤 한.. 2021. 5. 16.
12. 운전과 상대성이론 누구나 생각에 잠기는 공간이 있다. 누군가는 추억의 장소에서, 누군가는 새로운 장소에서 또 누군가는 익숙한 장소에서. 나는 특이하게도 운전을 하면서 생각에 잠기곤 한다. 오늘 생각의 주제는 "왜 앞차는 운전을 답답하게 하는가?" . .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은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앞차가 내 생각의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운전하는 모습이 보이면 혼자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느닷없는 장소에서 브레이크 밟는 앞차 제한속도보다 훨씬 낮은 속도로 주행하는 앞차 2차선 도로인데 1차선으로 정속 주행하는 앞차 이러거나 저러거나 뒤차가 추월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 앞차 등등... . . 그런데 왜 굳이 상대성이론을 생각했는지는, 가끔은 답답하게 운전하는 나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 2020. 11. 28.
[책 리뷰] 1. '자발적 고독', Olivier Remaud(올리비에 르모) Olivier Remaud 저, 옮긴이 서희정, '자발적 고독', 2019.06.28 최초 작성일 2020.10.04 자발적 고독과 인간혐오는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는가? 인간혐오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등의 원인이 인간이 되는, 인간으로부터 발발되는 직접적인 사건이 있은 후 피해자의 마음에서 싹트게 된다. 물론, 이외의 특별한 경험들을 통해 인간을 혐오하게 될 수도 있다. 먼저 인간혐오와 고독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인간은 고독하게 살기 위해 인간혐오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인간혐오를 하기 위해 고독한 삶을 산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인간혐오를 당했기 때문에, 사건의 매개체인 인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독한 삶을 택한다고 볼 수 있을까? 인간혐.. 2020. 10. 4.
10. 파도 2020년 9월 8일 화요일 늦은 저녁. 만리포에 앉아... 파도를 보고 있자니 파도처럼 흔들리고 있는 듯한 내 모습에 시 한 편이 쓰고 싶어 졌다. . . 들려오는 파도소리 내 마음에 부서지고 부서진 이내 마음 정처 없이 방황하네 알고 있니 파도야 니가 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지를 알고 있니 파도야 너가 있을 곳이 만리포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니 파도야 너로 인해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니 파도야 너의 몸짓이 나를 깨워 줬다는 것을 부서진 이내 마음 조각조각 기워놓고 어느 바다에서도 힘껏 흔들리는 파도처럼 이곳저곳 파도를 만들며 힘껏 흔들려야지 . . 제목은 '파도'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 . 삶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하여 고찰을 하던 중 인생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2020. 10. 2.
7. 잡념과 운전 잡념들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잠이 들지 못한 채 누워있다가, 어쭙잖은 글이라도 쓰기 위해 의자에 앉았다.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한 수 많은 노력들... 삶의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 .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나름의 고찰에 빠져있다, 문득 스치는 누군가의 말 "사주에 역마살이 3개나 끼어있으니, 평생 돌아다닐 팔자다." 얼마 전엔 돌아다니지 않는, 또는 못하는 아쉬움에 가득 차 있었지만 오늘 경주까지 온 내 모습을 보며 역시 신내림은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실제로 집에서 쉬거나 공부할 때 보다 오히려 운전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추풍령을 지나치던 그때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된 '주 100시간의 법칙' . ... 2020. 9. 4.
6. 두통과 칵테일 어깨 -> 승모근 -> 뒤통수, 근육통에 의한 두통으로 며칠 째 고생 중이다.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물로 근육을 달래면서 마사지를 해 주었다. 경과가 나쁘지 않아, 가벼운 세미 정장 차림으로 김포 한강신도시 주변을 거닐었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건물들은 이곳이 신도시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긍정적인 기운의 활기찬 사람들로 가득했다. 앞으로의 사업에 들뜬 사람들... 자신감에 가득 차 보이는 사람들... 당당해 보이는 사람들... . . 거리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나서 우연히 발견한 '아쿠아비트커피바' 카페와 모던바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멋진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바텐더(사장님)의 이름은 '찰리' 공간 한쪽, 이곳에서 만드는 칵테일은 믿고 마셔도 된다고 증명해주듯 전시된 많.. 2020. 8. 2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