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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32

퇴근 후 잡생각 2부 (인스타그램 릴스, 전통의 소중함에 대하여) 3. 인스타 릴스를 보면서 짧은 생각(옳고 그름이 뭘까?)  가끔 인스타 릴스를 보고 있으면 눈에 띄는 게시물들이 있다. 가령, 특정 상황에 특정 행동을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며, O와 X를 나눠서 보여주는 영상 같은 것들이다. 최근 봤던 건 러닝 자세와 관련된 영상이었는데, 러닝 자세를 보여주며 무릎과 허벅지를 얕게 올리는 자세에는 X를, 무릎과 허벅지를 충분히 높게 올리는 자세에는 O라고 표시한 영상이었다. 정말 전자는 틀린 자세고, 후자는 맞는 자세일까? 굉장히 이상한 영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왜 저 처자는 무릎과 허벅지를 얕게 올리면서 뛰는 자세를 잘못되었다고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뛰는 사람의 체형, 속도, 컨디션, 도로 상황, 지형 등에 따라 주법은 언제나 바뀔 수 .. 2024. 6. 6.
퇴근 후 잡생각 1부 (AI가 만든 이미지, 모자를 푹 눌러쓰는 것에 대하여) 1. 예술에 대한 짧은 생각(코스모폴리탄 표지에 실린 AI가 만든 그림을 보며)  2022년 6월 유명 잡지사 코스모폴리탄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만들어 낸 이미지를 표지로 채택했다. 그리고 현재 2024년 오늘날, 무수히 많은 매체에서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순수 인간의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서 기계가 만들어낸 이미지로의 변화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이대로 일러스트레이터 직업은 사라지게 될까? 언젠가는 AI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온 세상을 지배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인간이 갖는 특수성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눈을 가리면 콜라와 사이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인간의 한계고, 이것이야말로 인간적인 면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저 AI가 .. 2024. 5. 30.
잠이 오지 않는 일요일 밤의 잡생각 나는 가끔 우리 부모님이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들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자아의 삶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유와 시간을 쏟아야 했던 그들의 노력에 감탄하기까지 한다. 어찌 보면 부모 된 도리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반드시 그러한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엔 나의 운이 참으로 좋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에서 자식이 없는 내가 지금 현실에서 누리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사실상 과분하다. 자유롭게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읽고 싶은 것을 읽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나의 뜻대로 나의 선택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나는 엄.. 2023. 5. 26.
꿈속에서 만난 그대 이건 분명 꿈이다. 낯선 세상에서 눈을 뜬 나는 이곳이 현실이 아닌 꿈속임을 직감했다. 나와 같이 있던 그녀는 나의 한쪽 손을 잡은 채 나를 어디론가 이끌고 있었다. 나는 어떤 이유로 이곳에서 눈을 떴는지, 그녀는 왜 나를 인도하고 있는지, 이 세계는 도대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스포츠 의류 매장으로 들어갔다. 여러 벌의 검은색 운동복이 걸려있는 진열대를 둘러보고 있는 찰나 그녀는 미리 골라놓은 옷이라며 보라색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매장 밖으로 나갔다. 나도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 바로 뒤따라 나왔는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녀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맸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과연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일까. 문득 등 뒤가 .. 2023. 3. 12.
1년 걸린 넋두리 당신은 확고한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면서 상대주의를 외치지만, 정작 당신은 상대방의 취향은 인정하지 않는 상대주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그런데 왜? 또다시 별다른 의미 없어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좋다고 하는 것인가? 비록 누군가 길가에 버려 놓은 쓰레기라고 할지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는 그것을 당신의 진심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이상하다. 정상적이지가 않다. 이 말에 당신은 이렇게 반론을 할 것이다. 정상적인 것도 상대적인 것이니, 너의 정상에 대한 기준을 나에게 강요하지 마 당신은 항상 당신의 취향만을 좇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곤 항상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며, 자신의 취향이므로 의미가 있기에 좋다고 한다. 그래. 이해한다. 당신이 마음에 들면 그것은 그거대로 의미가.. 2022. 12. 5.
나와 관계없는 죽음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정확한 시점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이 세상 누구에게도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사실은 우리는 지금 당장 도로에 나가서 언제라도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날 수도 있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죽음은 우연이고 필연이다. 그래서 장례문화는 인류 문명과 떼려야 뗄 수 없으며,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문화를 구성하는데 기여하는 주요 문화 중 하나다. 고대에서부터 인류는 죽음을 신성시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경건하고 진중하게 받아들였다.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수일간 장례 의식을 -심지어 부모상일 경우 몇 년 단위로- 치르기도 하고, 죽은 자들을 위한 장소를 만들고, 그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작은 무덤에서부터 청동기 시대 고.. 2022. 10. 25.
디아블로와 버스 그리고 청춘 . 2022년 6월 3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이 출시했다. 2018년 블리즈컨에서 최초 공개한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한때 총괄 디렉터의 님폰없(님은 핸드폰이 없음?)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적도 있었지만, 이번 게임 출시 이후 반응은 나쁘지 않은 듯하다(글을 올리는 시점에서 보니까 나쁜것 같기도 하다). 최초 시리즈부터 디아블로는 독보적인 세계관과 게임성으로 수많은 골수팬을 만들어냈으며 쿼터뷰 RPG를 본격적으로 흥행시킨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게임사인 블리자드는 내부 직원의 성추문 사건, 앞서 언급한 님폰없 사건,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 운영 부재 및 그로 인한 주가 하락 등의 악재가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의 출시는 좋지 않은 사내외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2022. 6. 12.
직업 강연을 마치며 . 직업 강연을 마치고 어느새 2주가 지났다. 그간 글을 작성하지 못했던 것은 본업이 바빠졌기 때문이고, 오랜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고, 이러저러한 핑계로 미뤄왔던 회식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자기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그렇다. 이건 다 핑계다. 꾸벅. . 그날은 설렘 탓인지, 긴장했던 탓인지 평소 출근 시간에 맞춰 잠에서 깨던 시간보다 무려 2시간이나 일찍 일어났다. 아산까지는 대략 1시간이 걸리는 터라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다. 아침 공기는 선선했고, 간단한 아침운동으로 몸을 깨운 뒤 바나나를 입에 문 채 아산으로 향했다. 직업 강연의 대상은 기업에 입사하길 원하는 고등학생들이었다. 강연 장소에 도착하자 마침 학생들이 등교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자의인지 타의인지 알 수는 없지.. 2022. 5. 22.
직업 강연을 준비 하며 경제적 자유 그리고 두려움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반드시 퇴사를 해야 만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막연한 두려움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정해둔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 내가 정말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지금 내겐 많은 것이 없다. 모아둔 돈도 별로 없고, 책임져야 할 연인도 없다. 오히려 지금 당장의 퇴사는 내게 독이 될 것 같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퇴사 이후의 삶이 두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자유를 위해 과감하게 퇴사의 길로 가려는 이유는, 내가 가진 이 살덩어리를 믿기 때문이다. 지금껏 내 인생은 내가 그것을 얼마나 원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실행했는지에 달려있었다. 내가 이루고자 한 것에 거칠 것은 없었다. 그저 필요한 건 그것을 갖고..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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