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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1년 걸린 넋두리

by 세자책봉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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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0. 만리포 해수욕장 - 일몰 구경

 

당신은 확고한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면서 상대주의를 외치지만,

 

정작 당신은 상대방의 취향은 인정하지 않는 상대주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왜?

 

그런데 왜?

 

또다시 별다른 의미 없어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좋다고 하는 것인가?

 

비록 누군가 길가에 버려 놓은 쓰레기라고 할지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나는 그것을 당신의 진심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이상하다. 정상적이지가 않다.

 

이 말에 당신은 이렇게 반론을 할 것이다.

정상적인 것도 상대적인 것이니, 너의 정상에 대한 기준을 나에게 강요하지 마

 

당신은 항상 당신의 취향만을 좇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곤 항상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며, 자신의 취향이므로 의미가 있기에 좋다고 한다.

 

그래. 이해한다. 당신이 마음에 들면 그것은 그거대로 의미가 있는 거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분명 때론 아쉬움이나 불만족이 있을 텐데, 계속해서 다 좋다고 하는 건 무엇인가?

 

당신을 정말 믿을 수 있는지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과신인가?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기만하는 것인가?


아무래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당신은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내겐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당신의 모습들이 쌓여간다.


문명의 이기란 이기는 모조리 누리고 싶어 하는 행동들. 속내를 알 수 없는 당신.

인간의 겉과 속이 따로 놀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당신은 전혀 자연스럽지도, 친밀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당신과 진심으로 대화하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만, 대화는 잘 되지 않는다.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생각이나 다짐은 시간 낭비나 다름없다. 망상이다. 당신은 지금 망상을 하고 있다.

맛있다는 망상. 좋다는 망상. 친하다는 망상. 행복하다는 망상.

행복하다는 말에 당신의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다. 좋다는 웃음에 당신의 눈이 째지질 않는다.

세계를 향한 표현이 반드시 드러나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완전히 솜씨를 감추기는 어려운 법.

 

사소한 행동 하나에도 삶의 감정이 녹아들 수밖에 없건만.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참 가식적이다. 누구를 위해 가식을 부리는 것인지는 나는 모른다.

그러나 내가 알고있는 한 가지는 그것이 나에게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니,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당신을 그렇게 인식하는 한 당신은 내게 가식적이다.

상대를 바라보는 주체의 객관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사실관계를 따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나의 감정은 치우쳤고, 당신은 내게 씐 포장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치우친 감정을 제 자리로 되돌릴 방법이 마냥 없는 것은 아니다.

내게 신뢰를 얻으면 된다. 내가 당신에게 조그마한 신뢰를 느끼는 순간 당신을 향한 나의 감정은 방향을 달리 할 수 있다.

그래서 1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렸다.

 

인간은 늘 똑같을 수 없기에 나 역시 그들에게 잠시나마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나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을 향한 나의 노력과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부족함이 있는지 되뇌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1년 전과 오늘, 당신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고, 내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슬프다.

당신과의 관계를 조금 더 잘 만들고 싶었는데.

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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