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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18

미래를 위해 산다는 것 여느 때와 다름없는 기상,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출근, 여느 때와 다름없는 퇴근을 반복하길 어느덧 3년. 그동안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굳이 내 의식의 존재를 떠오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익숙해졌고, 일상은 그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퇴근 후엔 주로 운동, 독서, 공부를 병행하며 자기 계발에 집중하는 편이다. 업무로 지친 정신과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또다시 집중하는 일은 정말 어렵지만, 알 수 없는 미래를 가만히 기다리며 자아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퇴근 후 잠들기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은 네 시간 남짓.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어김없이 책상 앞에 앉는다. 요즘은 독서에 집중하고 있기에 읽던 책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편다. 아, 책을 읽기에 앞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들이 .. 2021. 12. 18.
우리 안의 가상인간 나이가 서른 살에 가까워져 갈수록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결혼은 언제 하려고?', '만나는 친구는 있고?' 평소에 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으면 저런 질문밖에 못할까 생각함과 동시에 목구멍까지 올라오던 독침을 집어삼킨 뒤 한마디 뱉는다. '예... 뭐 잘 만나고 있습니다. 때 되면 하려고요' 근데 사실 난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만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만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그 불편한 대화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위의 상황에서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타오르는 불에 마른 장작을 집어넣는 것과 같고, 물고기를 끌어들이기 위해 떡밥을 뿌리는 것과 같다. 이는 곧 .. 2021. 10. 23.
될놈될 안될안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특히 나태함)를 이겨내고 주어진 삶을 충실히 영위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군가는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잠을 줄이고, 누군가는 보다 숙련된 자아를 얻기 위해 골백번 되뇌고, 누군가는 특정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수천번의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그들은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절대적인 시간은 그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즉,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그들은 기꺼이 그들에게 맡겨진 시간을 그 누구보다도 촘촘하고 타이트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소비하며 최대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들은 매 순간 몰려오는 잠을 이겨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고, 쉬고 싶고 눕고 싶어 하.. 2021. 10. 7.
비슷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나는 매사에 바쁜 편이다. 일 벌이기를 좋아한다기 보단 남는 시간에 뭐라도 하는 성격인 탓이다. 덕분에 회사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도 대부분의 스케줄은 가득 차 있다. 문제는 이런 내 생활을 공감해 주는 살아있는 인간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것들은 거의 내 생활과 성품에 대한 의구심 가득한 뒷이야기인데, 주로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 의 입에서 나오는 그 언사는 누구보다도 회사생활에 충실히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굉장히 불편하고 한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한 인간이 단 한 명 있다. 내 인생을 통 틀어서도 오직, 단, 무조건, 한 사람. 차마 실명을 밝힐 수 없는 내 하나뿐인 그 사람은 나랑 지나칠 정도로 비슷한 경향이 있다. 인생관, .. 2021. 9. 20.
무게 . 인생의 무게 인가? 아니다. 인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느낌이 든다. 관계의 무게 인가? 아니다. 관계만으로 보기엔 또 너무 좁은 느낌이 든다. 중력의 무게 인가? 오... 맞을 수도 있겠다만, 과학적인 얘기일 뿐 의미 전달은 잘 안 되는 것 같다. 무엇에서 기인한 것일까. 느닷없이 느껴지는 이 무게는. 드라이브를 하다 하염없이 평온해진 머릿속 갑자기 훅 들어온 묵직한 삶의 궤적.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인다. 이 기분을. 이 무게를. 이 삶을. 그렇다. 삶의 모든 것들이 너무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 . 2021. 8. 21.
내 장점은 뭘까? 야옹이 작가님은 유재석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매주가 마감의 연속으로 힘들지만,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즐거워요" 그래서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운가? 딱히 재미없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정확하게는 대부분 재미없고, 아주 가끔 재미있다. 그럼 내가 뭘 할 때 재미있어하는가?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 뭔가를 하면서 진심으로 재밌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럼 내가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 확실히 되게 못하는 건 안다. 그림 그리는 것. 영어 말하기를 딱히 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수학, 과학분야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 노래 부르는 것도 그렇게 잘하지는 못한다. 요리도 하긴 하지만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다. 질문을 바꿔보자. 그러면 그나마 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2021. 8. 3.
12. 운전과 상대성이론 누구나 생각에 잠기는 공간이 있다. 누군가는 추억의 장소에서, 누군가는 새로운 장소에서 또 누군가는 익숙한 장소에서. 나는 특이하게도 운전을 하면서 생각에 잠기곤 한다. 오늘 생각의 주제는 "왜 앞차는 운전을 답답하게 하는가?" . . 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은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앞차가 내 생각의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운전하는 모습이 보이면 혼자 울화통이 터지곤 한다. 느닷없는 장소에서 브레이크 밟는 앞차 제한속도보다 훨씬 낮은 속도로 주행하는 앞차 2차선 도로인데 1차선으로 정속 주행하는 앞차 이러거나 저러거나 뒤차가 추월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 앞차 등등... . . 그런데 왜 굳이 상대성이론을 생각했는지는, 가끔은 답답하게 운전하는 나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 2020. 11. 28.
[책 리뷰] 1. '자발적 고독', Olivier Remaud(올리비에 르모) Olivier Remaud 저, 옮긴이 서희정, '자발적 고독', 2019.06.28 최초 작성일 2020.10.04 자발적 고독과 인간혐오는 무엇으로 구별할 수 있는가? 인간혐오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등의 원인이 인간이 되는, 인간으로부터 발발되는 직접적인 사건이 있은 후 피해자의 마음에서 싹트게 된다. 물론, 이외의 특별한 경험들을 통해 인간을 혐오하게 될 수도 있다. 먼저 인간혐오와 고독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인간은 고독하게 살기 위해 인간혐오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인간혐오를 하기 위해 고독한 삶을 산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인간혐오를 당했기 때문에, 사건의 매개체인 인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독한 삶을 택한다고 볼 수 있을까? 인간혐.. 2020. 10. 4.
10. 파도 2020년 9월 8일 화요일 늦은 저녁. 만리포에 앉아... 파도를 보고 있자니 파도처럼 흔들리고 있는 듯한 내 모습에 시 한 편이 쓰고 싶어 졌다. . . 들려오는 파도소리 내 마음에 부서지고 부서진 이내 마음 정처 없이 방황하네 알고 있니 파도야 니가 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지를 알고 있니 파도야 너가 있을 곳이 만리포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니 파도야 너로 인해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니 파도야 너의 몸짓이 나를 깨워 줬다는 것을 부서진 이내 마음 조각조각 기워놓고 어느 바다에서도 힘껏 흔들리는 파도처럼 이곳저곳 파도를 만들며 힘껏 흔들려야지 . . 제목은 '파도'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 . 삶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하여 고찰을 하던 중 인생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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