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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3

버거를 먹기 위해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서해랑길 68번 코스(2) . 치즈 베이컨 버거 한 개랑 체리 코크 하나 포장해주세요~ 앞 선 두 명의 주문량이 꽤 많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포장을 한 뒤 언덕에 주저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먹을 계획이었다. 몸이 땀으로 절어있는 터라 매장 내부의 에어컨 바람은 너무나도 차갑게 느껴졌다. 주문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가 처마 밑에 털썩 주저앉았다. 네 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걷다 보니 발끝이 살짝 저려왔다. 안쪽의 직원이 급히 나를 따라 나왔다. “여기로 가져다 드릴까요?” 참으로 친절한 곳이었다. 그렇게 해달라고 얘기한 뒤 발가락 테이핑을 다시 했다. 테이핑을 안 했던 발가락 하나에 물집이 생기고 있었다. 테이핑을 마치고 바다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언제부터였는지 오늘 아침의 해와 구름의 싸움에서 해는 패배했고, 그림자는 이미.. 2022. 8. 21.
버거를 먹기 위해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서해랑길 68번 코스(1) . 한여름의 그늘막이 되어주던 나무의 이파리가 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아직 푸르른 벗들이 많건만 어찌하여 이른 생을 마감하는가. 가을이 벌써 이만치 다가옴을 느꼈다. 오전 5시 30분. 고요히 가라앉은 옅은 새벽안개가 호수 공원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자리를 지키려는 안개의 무게감이 오늘 날씨를 일러주고 있었다. 시골 출신인 아버지는 내게 어렸을 적 주변 환경을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를테면, 지난밤 구름의 형태로 말미암아 다음날 비가 내릴 것이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그 덕에 나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대략적인 날씨의 흐름 정도는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창 밖을 내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안개가 낀 걸 보니 오늘은 적어도 지난번 트래킹 때보다는 날씨가 좋겠구나!’ . . 이번에.. 2022. 8. 21.
주말마다 비가 와서 급발진으로 다녀온 트래킹 - 서해랑길 65번 코스 .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땐 창가에 떨어지는 빗소리만이 방안을 맴돌았다. 하늘도 원망스럽지. 어떻게 황금 같은 일요일에 비를 내려주시는가!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한 두 달 동안은 거의 매주 주말마다 비가 내렸다. 5일간의 노동 끝에 주어지는 이틀 간의 달달한 휴식 이건만. 오늘도 야외활동을 못한다는 생각에 온 몸이 찌뿌듯했다. 창가 책상에 앉아 물 한잔을 마시며 하늘을 원망했다. 하, 어디론가 자유로이 떠날 수 있는 시간 유일한 시간인데 그저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것인가. 비는 점점 거세게 내렸다. 태풍이 두 개나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젠장. . 그러나 내리는 비도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나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덥고 습한 여름이잖아 그래! 차라리 비를 맞으면서 걸어 다..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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