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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25

브런치와 함께 춤을 다디단 꿈속에서 일어나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문질러 흔들리는 진동센서를 잠재운다. 덕분에 같이 흔들리던 고막 안의 청세포들도,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 진동이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도 제 상태로 돌아온다. 이미 충분히 떠오른 해가 비추는 창 밖을 보며 기지개를 시원하게 켠다. 쭉 쭉. 이때, 마치 팔 한쪽이 세상으로 떨어져 나갈 듯이 잡아당겨 줘야만 한다. 그렇게 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절제된 움직임으로 인해 한껏 웅크려 있던 근육들을 제 자리로 돌려놓는다. 이제 몸은 마실 것을 찾는다. 이미 물은 시원하게 냉장고에 숙성되고 있다. 가끔 냉장고에 물이 다 떨어졌음에도 채워 넣지 못한 날이 있으면 이상하게도 시원한 물의 온도만큼이나 시원한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 것만 같다. 꿀꺽꿀꺽. 입 안의.. 2021. 10. 1.
[책 리뷰] 19.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 저, '중국의 조용한 침공'(SILENT INVASION), 2021 최초 작성일 2021.07.11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親切) 하나 마음속은 음흉(陰凶)한 것. 베이징이 국제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전략 목표는 대미 동맹 해체이며, 중국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노리는 주요 국가가 호주와 일본, 한국이다. 베이징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갈라놓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약화시키지 않는 한 한국을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용하는 주요 무기는 교역과 투자다. 베이징은 '경제 책략', 정확히 말해서 '경제 협박'의 명수다. .. 2021. 7. 11.
[책 리뷰] 17. '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 저, '태고의 시간들', 1996 최초 작성일 2021.05.31 태고(太古): 아득한 옛날. 책 中 시간과 공간이 중첩되는 지점. 시공을 초월한 개념을 설명하는 상징적인 단어. 상상이란 따지고 보면 창작의 일부이며, 물질과 영혼을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와 같다. 특히 빈번하게, 집중적으로 할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 상상은 물질의 파편으로 탈바꿈하기도 하고, 삶의 기류에 융합되기도 한다. 그러는 와중에 뭔가가 뒤틀리면서 변화가 찾아올 때도 있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욕망은, 그것이 충분히 강하기만 하면, 이루어진다. 물론 기대했던 바가 전부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 파푸가 부인의 시간 中 스타시아 경제 공부한답시고 뒷전으로 밀려있던 소설책 한 권을.. 2021. 5. 31.
[책 리뷰] 16.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1', 김백상 윤살구 김혜영 박선미 황성식 김백상 윤살구 김혜영 박선미 황성식 저,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1', 2021 최초 작성일 2021.05.21 고수(高手): 바둑이나 장기 따위에서 수가 높음. 어떤 분야나 집단에서 기술이나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 문득 만우의 팔뚝에서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꿈틀댔다. 온몸을 뒤덮은 비늘은 갑옷처럼 탄탄했고, 커다란 눈알엔 생기가 넘쳤다. 두툼한 주둥이는 무엇이든 집어삼킬 것 같았다. 잠시 몸을 뒤틀던 잉어는 허물을 빠져나오듯 만우의 팔뚝을 벗어났다. 그리고 곧 빗물이 흘러가는 거리로 풍덩, 뛰어들었다. 하염없이 비가 쏟아졌다. - 조업밀집구역, 김백상 作 약 두 달간의 바쁜 일정을 앞두고 남은 연차의 절반을 사용해버렸다. 일정 동안 어차피 휴가는 쌓일 테니까 미리 쉬어두겠다는.. 2021. 5. 22.
[책 리뷰] 15.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허지웅 저, '버티는 삶에 관하여', 2014 최초 작성일 2021.05.16 주지적(主知的): 이성, 지성, 합리성 따위를 중히 여기는 것. 주정적(主情的): 이성이나 의지보다 감성을 중히 여기는 것. 덜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정신 차리고 제대로 살기 위해, 결코 도래하지 않을 행복을 빌미로 오늘을 희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의 정체를 규명해야만 한다. 너와 나의 관계가 주는 만족감의 뿌리가 정말 이 관계로부터 오고 있는 것일까. 혹은 단지 세상으로부터 정의 내려진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던 것뿐일까. 역할에 휘둘릴 것인가, 아니면 정말 관계를 할 것인가? - 허지웅 작가 일 년에 며칠은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더 깊은 심연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우울감을 느끼곤 한.. 2021. 5. 16.
[책 리뷰] 14. '메타버스', 김상균 김상균 저, '메타버스', 2020 최초 작성일 2021.05.03 메타버스(Metaverse):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합성어.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를 뜻함.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이야기에서 장자는 나비가 되기도 하고, 나비가 장주가 되기도 합니다. 둘은 전혀 무관한 존재 같지만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장자는 현실의 존재이니 의미가 있고, 나비는 꿈속의 존재이니 무의미한 것이 아닙니다. 현실의 나는 메타버스의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실의 내가 메타버스의 나에게, 메타버스의 내가 현실의 나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가는 하나의 존재입니다. 현실을 확장한 메타버스.. 2021. 5. 3.
[책 리뷰] 12. ‘질서 너머(Beyond Order)’, 조던 피터슨(Jordan B. Peterson) 조던 피터슨(Jordan B. Peterson) 저, '질서 너머', 2021 최초 작성일 2021.04.21 일진월보(日進月步): 나날이 다달이 계속하여 진보·발전함. 건강하고 역동적이며 무엇보다 진실한 인격은 실수를 흔쾌히 인정한다. 그런 인격을 갖춘 사람은 시대에 뒤진 인식, 생각, 습관을 자발적으로 벗어던지고 장애물을 돌파해 더 크게 성공하고 성장한다. 어떤 것을 겨냥하라. 현재 개념화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를 정하라. 그 목표를 향해 비틀대며 나아가라. 그 과정에서 당신의 실수와 오해를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마주해 잘못을 바로잡아라. 당신의 이야기를 분명히 하라. - 조던 피터슨 우리나라에서 교육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것들은 직업을 얻기 위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좋은 .. 2021. 4. 21.
[책 리뷰] 9.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2016 최초 작성일 2021.04.04 노력파(努力派): 타고난 재능보다는 꾸준한 노력으로 어떤 일을 이루려는 부류의 사람을 이르는 말. 시간이 있었으면 좀 더 잘 썼을 텐데. 나는 소설 쓰는 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중략) 만일 그가 써낸 이야기가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었다면 대체 무엇 때문에 소설 따위를 쓰는가. 너의 능력과 재능을 최대한 쏟아부어 글을 써라. -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 얼마 전 어머니로부터 시골에 있는 본가에 들러 방을 정리하라는 명을 받았다. 그 주 주말, 몇 개의 콘티 박스를 들고 집으로 가 내 방을 정리하면서 든 생각. '그래도 내가 책을 좋아하는구나...!' 초등학.. 2021. 4. 4.
[책 리뷰] 8. '여행의 이유', 김영하 김영하 저, '여행의 이유', 2019 최초 작성일 2021.03.19 역마살(驛馬煞):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에게 '역마살'이 끼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우리말은 없다. 여행자는 낯선 존재이며, 그러므로 더 자주, 명백하게 분류되고 기호화된다. 국적, 성별, 피부색, 나이에 따른 스테레오타입이 정체성을 대체한다. 즉, 특별한 존재(Somebody)가 되는 게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Nobody)일 뿐이다. - 김영하 대학시절, 서울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몇몇의 친구들은 각자의 터전에 위치하게 되었고, 그중 가장 친한 형은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꽤나 멋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21.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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