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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와 함께 춤을 다디단 꿈속에서 일어나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문질러 흔들리는 진동센서를 잠재운다. 덕분에 같이 흔들리던 고막 안의 청세포들도,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 진동이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도 제 상태로 돌아온다. 이미 충분히 떠오른 해가 비추는 창 밖을 보며 기지개를 시원하게 켠다. 쭉 쭉. 이때, 마치 팔 한쪽이 세상으로 떨어져 나갈 듯이 잡아당겨 줘야만 한다. 그렇게 잠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절제된 움직임으로 인해 한껏 웅크려 있던 근육들을 제 자리로 돌려놓는다. 이제 몸은 마실 것을 찾는다. 이미 물은 시원하게 냉장고에 숙성되고 있다. 가끔 냉장고에 물이 다 떨어졌음에도 채워 넣지 못한 날이 있으면 이상하게도 시원한 물의 온도만큼이나 시원한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 것만 같다. 꿀꺽꿀꺽. 입 안의.. 2021. 10. 1.
[책 리뷰] 26. '1Q84',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 저, '1Q84', 2010 최초 작성일 2021.09.22 인연(因緣):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을 뜻한다. 일의 내력 또는 이유.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마도 이 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 나름의 수많은 수수께끼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길을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더듬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괜찮다.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자. 나는 이곳에서 이제.. 2021. 9. 22.
비슷한 존재가 있다는 것은 나는 매사에 바쁜 편이다. 일 벌이기를 좋아한다기 보단 남는 시간에 뭐라도 하는 성격인 탓이다. 덕분에 회사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도 대부분의 스케줄은 가득 차 있다. 문제는 이런 내 생활을 공감해 주는 살아있는 인간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것들은 거의 내 생활과 성품에 대한 의구심 가득한 뒷이야기인데, 주로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 의 입에서 나오는 그 언사는 누구보다도 회사생활에 충실히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 굉장히 불편하고 한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한 인간이 단 한 명 있다. 내 인생을 통 틀어서도 오직, 단, 무조건, 한 사람. 차마 실명을 밝힐 수 없는 내 하나뿐인 그 사람은 나랑 지나칠 정도로 비슷한 경향이 있다. 인생관, .. 2021. 9. 20.
[책 리뷰] 25. '1984(NINETEEN EIGHTY-FOUR)', 조지 오웰(George Orwell) 조지 오웰(George Orwell) 저, '1984(NINETEEN EIGHTY-FOUR)', 1949 최초 작성일 2021.09.07 디스토피아(dystopia): 디스토피아 또는 안티 유토피아(anti-utopia)는 유토피아와 반대되는 공동체 또는 사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사회는 주로 전체주의적인 정부에 의해 억압받고 통제받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단어는 존 스튜어트 밀의 의회 연설에서 처음 쓰인 단어이다. 위키백과 참조 "윈스턴, 우리는 모든 면에서 삶을 통제하고 있네. 우리가 하는 일에 분노하여 반항하는 인간 본성이라 불리는 어떤 것을 상상하고 있을 테지. 그렇지만 우리는 인간 본성 자체를 창조하네. 인간이란 끊임없이 변하기 쉬운 존재지. 자네는 노동자나 노예들이 들고일어나 우리를 전복시.. 2021. 9. 8.
[책 리뷰] 24. '영혼의 미술관(ART as THERAPY)',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저, '영혼의 미술관(ART as THERAPY)', 2013 최초 작성일 2021.08.31 예술(藝術): 기예와 학술을 아울러 이르는 말.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 공간 예술, 시간 예술, 종합 예술 따위로 나눌 수 있다.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른 숙련된 기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일정 시점이 되면 우리는 미술관이나 공원 안의 조각품을 떠나 예술의 진정한 목적인 삶의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예술의 진정한 목적은 예술이 덜 필요하고 덜 예외적인 사회를 창조하는 데 있다. 예술에 대한 진정한 열망은 그 필요성을 줄이는 데 있어야 한다. 우리는 예술이 나타내는 이상들을 흡수한 뒤,.. 2021. 8. 31.
[책 리뷰] 23. '글쓰기에 대하여(Negotiating with the Dead: A Writer on Writing)',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저, '글쓰기에 대하여', 2021 최초 작성일 2021.08.26 이면(裏面): 물체의 뒤쪽 면.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보이는 면보다 진실에 가까운 보이지 않는 면. 이 책은 2000년도 케임브리지대학 강의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것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글 쓰는 법에 대한 책도, 나의 저술 활동에 대한 책도, 특정한 사람, 시대, 국가의 글에 대한 책도 아니다. 어떻게 설명하는 게 좋으려나? 말하자면 작가가 서 있는 위치에 대한 글이다. (중략) 어쩌면 이렇게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뒤를 조심해요. 누군가 있어요. 습격당하지 않게 정신 똑바로 차려요. 뱀을 조심해요." (중략) 장해물, 모호함, 공허함, 방향감각 상실.. 2021. 8. 28.
무게 . 인생의 무게 인가? 아니다. 인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느낌이 든다. 관계의 무게 인가? 아니다. 관계만으로 보기엔 또 너무 좁은 느낌이 든다. 중력의 무게 인가? 오... 맞을 수도 있겠다만, 과학적인 얘기일 뿐 의미 전달은 잘 안 되는 것 같다. 무엇에서 기인한 것일까. 느닷없이 느껴지는 이 무게는. 드라이브를 하다 하염없이 평온해진 머릿속 갑자기 훅 들어온 묵직한 삶의 궤적. 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인다. 이 기분을. 이 무게를. 이 삶을. 그렇다. 삶의 모든 것들이 너무 큰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 . 2021. 8. 21.
[책 리뷰] 22. '힐링 스페이스(Healing Space)', 에스더 M. 스턴버그(Esther M. Stern-berg) 에스더 M. 스턴버그(Esther M. Stern-berg) 저, '힐링 스페이스(Healing Space)', 2020 최초 작성일 2021.08.17 신경 건축학(Neuroarchitecture): '신경과학(neuroscience)'과 '건축학(architecture)'을 합친 단어로 어떤 건축물이나 공간을 마주할 때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즉, 쉽게 말하면 건축이 인간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더 나은 건축을 탐색하는 건축 심리 학문 사실 설계는 매우 철저한 작업이며, 엄청나게 많은 상호작용이 따른다. 결과물은 물고기나 말의 머리, 배의 돛 등 장기나 기관에서 영감을 얻은 최초의 형태만이 아니라 그 건물을 사용할 사람들, 용도, 건물이 들어설 장.. 2021. 8. 17.
[책 리뷰] 21.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허지웅 저, '살고 싶다는 농담', 2021 최초 작성일 2021.08.07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 특히 젊은 날은 객관화가 어려운 시기다. 내 노력을 알아주는 조직도 어른도 드물다. 정당한 대가를 바랄 수도 없다. 타인에 관한 경험이 적어서 내 불행만이 굉장히 특별하고 잔인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이 든다고 상황이 개벽하지 않는다. (중략) 매우 운이 좋은 소수를 제외하면 여러분은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할 것이고 가치를 부정당할 것이다. 억울할 것이다. 내 가치를 누군가 알아봐 주길 갈망할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치를 인정받는 것처럼 보인다. 행복해 보인다. 적어도 S.. 202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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