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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18. ‘더 뉴맵(The New Map)’,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by 세자책봉 202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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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저, '더 뉴맵'(The New Map), 2021

최초 작성일 2021.07.08

21. 07. 08. 덥고 습하고 바쁜 생활 속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다.

빅 피쳐(Big Picture): 큰 그림, (복잡한 문제에 대한) 전체상, 대국관(大局觀), 선견지명(先見之明)
이 책은 에너지와 지정학적 문제에 의해 극적으로 변화 중인 새로운 지도에 관한 책이며, 아울러 이 지도가 무엇을 보여주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지정학은 각 국가들 사이의 세력 균형 및 갈등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또한 여기서 이야기하는 에너지 문제는 전 세계적인 공급과 흐름 안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한 변화들을 반영하는데, 이런 변화들은 주로 에너지와 관련된 미국의 위치 변화, 성장하고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 자원의 위상, 그리고 기후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정치학에 의해 좌우된다.
- 들어가는 글,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누구나 언젠가 반드시 해봐야지 하는 것들이 있다. 요즘은 그걸 버킷리스트라고 불렀던가. 어디에 있든 어떤 자리에 있든 항상 전체적인 분위기 파악부터 하는 습관 아닌 습관으로 큰 무리 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에게도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있었는데 전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일맥상통한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또 하필 에너지 관련 기업에서 근무한 지 만 3년이 지나감에 따라 이 쪽 분야의 미래 사업분야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사회적 생존에 필수 불가결하다는 판단에 나름대로 세계 에너지 동향에 대해 알아보던 차, 시기적절하게 이런저런 나의 경우에 도움이 될만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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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남아있는 초등학교 사회시간, 우리나라는 땅속에 석유 한 방울 없다는 사실과 석탄의 매장량 또한 북한에 비해 한참이나 부족하다는 내용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이유인지 부모님은 내게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으니 사람이 곧 자원이다 그러니 공부 열심히 하라고 일러주기도 하셨다(물론 열심히는 안 했다지). 내가 아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많은 건 깨끗한 물뿐. 여하튼, 잘 나가는 부모님 아래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자식들의 경우와 비슷하게 지리적인 우연함으로 비롯된 압도적인 자원의 매장량(특히 석유)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던 국가들과 달리 자원이 없던 우리나라는 탁월한 기술력 하나로 승부를 봐야 했고, 그 결과로 특별한 자원이 없어도 많은 에너지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자력발전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물론,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자력발전 한 가지에 의존하지 않고 석탄, 석유,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공급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긴 하다.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존의 에너지 산업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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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예건은 책 '더 뉴맵(The New Map)'을 통해 가끔은 수백 년 전의 역사를 끄집어내기도 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의 방대한 세계적인 흐름에 대해 철저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에너지(Energy)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무려 630페이지로 구성되어있는데, 일반적인 책의 범주를 뛰어넘어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학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있어 여느 대학 교재로 쓰이더라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수준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왜 이 책을 무려 두 달 동안이나 읽고 겨우 이해했는지.. 눈 떠보니 어느새 두 달이 지나가 있었다. 크게는 대표적인 에너지 강국들(미국, 중국, 러시아, 중동)에 대한 범주로 나뉘어 있는데, 아래는 책을 읽고 정리한 31페이지의 문서 중 첫 페이지다.

'The New Map 정리' 중 첫 페이지... 아이패드 프로로 작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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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의 긴 여정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만난 어려운 책을 시간 내서 읽는다는 게 힘들었지만, 근래 들어서 이만큼 수준 있고 재미있는 책을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책을 읽게 되어 아주 속이 후련하다. 한편으로는,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된 내가 습관적이지만 주제넘게도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분위기를 넘어 국제정세를 알고 싶었던 것에 대해 하나의 기준점을 잡을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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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지만 진정한 배움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겨운 단순 반복적인 숫자놀음이나 지엽적인 암기가 아닌, 전체적인 분위기를 읽고 흐름을 파악하는 것, 그 내용을 알아가는 것이야 말로 사회생활에 필요한 배움이지 않으려나. 앞으로의 세계적인 에너지 시장 변동에 관한 이야기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까지. 누군가는 두서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책이 풀어내는 내용이 이렇게 까지 생각이 확장될 수 있는 포텐셜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와인 한잔에 재즈를 들으며 짧은 글도 썼겠다 기분 좋게 오늘의 책 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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