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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39.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에드윈 르페브르(Edwin Lefevre)

by 세자책봉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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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에드윈 르페브르(Edwin Lefevre) 저, 2005, 이레미디어
최초 작성일 2022.05.01

2022. 05. 01. 5월의 첫날, 날씨가 맑아 가볍게 뒷동산 트래킹 후 커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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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 대한 명언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의 진행자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Learn from every mistake, because every experience particularly your mistakes, are these to teach you and force you into being more of who you are - Oprah winfrey

 

실수를 통해 배워라. 경험, 특히 실수로부터 당신은 배움을 얻을 것이고 더 나은 당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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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실수하는 것을 싫어한다. 또는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실수는 곧 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생존의 유전자로 도배된 인간에게 실수를 기피하려는 것은 폭포수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과 같다. 또한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남들에게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생존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누군가는 주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누군가는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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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타인이 개척한 길을 따라가거나, 타인이 했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는다. 각종 브이로그, 룩북, 여행기, 언박싱 등 리뷰와 관련된 콘텐츠가 유행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리뷰가 많아진 요즘에도 사람들의 실수는 그리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사람들이 겪는 실수의 범위를 줄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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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인의 경험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행동이다. 나의 생존 가능성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막막한 결정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행위에 앞서 누군가의 경험이 필요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자신의 행위를 누군가의 경험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나와 타인은 비슷하지만 다른 존재다. 타인의 경험과 느낌은 결코 나의 경험과 느낌이 될 수 없다. 타인의 것은 타인의 것이고 나의 것은 나의 것이다. 타인의 것은 가이드일 뿐이다. 타인이 싫다고 느끼는 것이라도 내가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 나에게는 그 행위가 잘 맞을지 해보지 않고는 누가 알겠는가? 그것이 비록 실수일지라도,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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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야 한다. 경험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경험하지 않으면 그 경험이 실수인지, 별로인지, 좋은지 판단할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직접 경험하고 나만의 것을, 주체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듯 우리네 인생의 항로를 최적화하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좋은 길로만 가겠다고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것은 당연히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 지나치게 타인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타인의 것은 가이드로 참조하고 본인만의 것을 만들어 가야 한다. 결국 인생은 본인의 경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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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와 관련해 세 번째로 읽은 책은 에드윈 르페브르 작가의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다. 지인을 통해 한 때 월스트리트의 필독서로 불릴 만큼 괜찮은 내용의 책이라고 소개를 받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주식투자자 제시 리버모어로, 책은 그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그는 1877년 미국에서 태어나 1940년에 생을 마감했으며, 무려 10대 초반에 단돈 5달러를 들고 보스턴으로 가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초기 주식시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수 번의 파산을 경험하면서도 다시금 더 큰돈을 버는 등 주식투자에서(특히 추세 매매) 만큼은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제시 리버모어 사진 출처 하단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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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아는 것은 성공을 연구하는 것만큼 도움이 된다 - 제시 리버모어

 

그는 주식투자에 자신의 신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자기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그는 비밀정보를 입수해 투자하거나, 타의로 투자하거나, 군중심리에 휩쓸려 투자한 경우 모두 큰 손실을 봤다. 또한 자기 자신의 신념에 따르되, 자기 자신의 잘못된 결정에 따른 형벌은 금전적 손실이며 올바른 판단에 대한 보상은 금전적 수익이라며 자기 자신에 대한 냉정한 태도를 유지할 것에 힘을 싣는다. 모든 것은 자신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자신의 철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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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절대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주식 시장은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여 해당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트레이더는 항상 시장 상황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공부의 중요성은 그가 투자를 했던 시절보다 약 100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제는 사람들이 리버모어가 투자하던 시절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더 많은 정보를 찾아 치열하게 거래한다. 지역을 벗어나 전 세계 사람들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부는 하는 것이 아니고, 해야만 하는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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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의 설명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트레이더는 항상 모든 이슈에 대해 주식시장에 연관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나는 아직 트레이더가 되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전쟁 같이 파급력이 큰 이슈는 반드시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가장 큰 이슈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주식시장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줬다. 그런데 나는 작년에 이미 더 뉴 맵(The New Map)을 보며 러시아와 천연가스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넓혔음에도 전쟁이 발발하기 전 후로 주식과 관련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과 별개로 실질적인 것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헛공부라 하던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 이리도 치욕스러울 줄이야. 그래도 어쩌겠는가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니. 다행히도 이번 독서를 통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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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일대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인가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문단 구성이 낯설고 번역이 서툴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뚝 뚝 끊기는 느낌이다. 책의 끝자락에 가서는 중요한 문장만 골라내고 내용은 그냥 넘길 정도였으니 말이다. 또한 너무 오래 전의 주식시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오늘날의 주식시장 접근법과는 상당히 이질감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주식투자에 보다는 주식시장의 역사가 더 어울리는 책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제시 리버모어의 투자 일대기에 나오는 투자 방법은 현실 적용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자유롭게 공매도를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해 특정 주식의 매수세를 만들어내는 등 그의 투자 방법은 개인이 쉽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입장으로 이 책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만약 읽겠다고 한다면 번역본 보다는 이 책의 원서인 ‘Reminiscences Of A Stock Operator’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짧은 글을 마친다.  끝.

 

참고자료
제시 리버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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