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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40.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 에드워드 O. 소프(Edward Oakley Thorp)

by 세자책봉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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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에드워드 O. 소프(Edward Oakley Thorp) 저, 2019, 이레미디어
최초 작성일 2022.05.29

2022. 05. 29.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 강화도 여행을 다녀와서
희로애락(喜怒哀樂):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感情).
사회적 인정, 박수갈채, 명예는 환영할 만하고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하겠지만 최종적으로 추구할 대상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듯 나는 그때 알았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어떤 시간을 보내고 누구와 그 시간을 보내는가 였다. 인생은 소설을 읽거나 마라톤 경주를 하는 것과 같다. 인생은 목표에 도달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이고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말했듯 "시간은 삶을 만드는 재료"이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내게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들, 바로 아내, 가족, 친구들, 동료들과 보낸 시간이었다. 무엇을 하든 인생을 즐기고, 인생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즐기며, 자신에게서 기인한 좋은 것을 다음 세대를 위해 남기기를 바란다.
-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맺음말 中, p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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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인간에게는 감정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희로애락’. 글자 그대로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이외에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인간은 하루에도 수십 번의 감정 변화를 겪는다. 물론 세상에는 특이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신의 감정 제어를 잘하는 인간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주변의 상황에 쉽게 물들기 때문에 감정 상태도 그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날의 감정 상태에 따라 하루의 수행도나 성취도 등 전반적인 하루의 삶이 크게 좌우될 정도로, 감정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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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인간과 달리 감정이 없다. 최소 몇 가지에서 수 천 수만 가지 부품으로 이루어져 특정한 운동을 수행하는 기계 장치부터, 오늘날 무수히 많은 데이터로 학습된 알고리즘 기반의 AI 봇 등 인간이 만들어낸 프로그램에는 감정이 없다. 그들은 동력에 의해 설계된 움직임을 수행하고, 알고리즘을 충실히 따를 뿐이다. 기계는 하루의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다. 같은 행위를 반복함에 있어 그 어떠한 불만도 없다. 기계는 인간과 달리 문제가 생기면 어떠한 타협과 절충 없이 곧바로 자신이 수행하고 있던 역할을 멈춘다. 그리곤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는다. 인간이 적절한 진단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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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감정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감정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오래전 아테나의 음유시인이 거리에서 시를 읊을 때부터 오늘날까지 소설, 희곡, 음악, 영화 등 각종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바로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때로 감정은 인간의 삶을 망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도박이다. 인간은 도박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불나방이 불에 달려드는 것처럼 자기 파괴적인 감정에 취한 그들은 근거 없는 희망을 내려놓지 못하고, 자신의 잔고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결국 모든 돈을 탕진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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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달리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은 감정으로 흥하고, 때로는 감정으로 망한다. 감정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은 참으로 나약한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시시각각 위아래로 요동치는 주식시황 한복판에 놓인 인간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책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의 저자인 ‘에드워드 소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이 주식투자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에게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식시장은 종목의 가치와 평가, 그리고 투자자의 심리가 종합된 산물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반영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투자를 하고 있는 본인 자신의 감정 상태의 변화에 따라 시장은 절대 동일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이 매수한 종목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을 하더라도, 시장은 반드시 위로 올라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감정에 치우친 개인과 시장의 괴리가 발생하고, 개인은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한 채 종목을 손절하고 만다. 그렇게 손절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개인은 투자에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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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소프의 라스베이거스 도장깨기 일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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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와 관련해 네 번째로 읽은 책은 ‘에드워드 소프’ 작가의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이다. 유튜브 김단테 채널을 통해 퀀트 투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퀀트 투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소프’는 전설적인 투자자로, 오로지 수학적인 확률 계산으로 종목을 거래하는 퀀트 투자의 창시자다. 그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통계학에 관심이 있었으며, 머릿속으로 특정 상황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한편, 그는 1960년대 블랙잭 필승 전략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딜러를 이겨라>의 저자로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그는 블랙잭 필승 전략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제 라스베이거스를 돌며 자신의 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을 정도로 계산을 잘했을 잘했으며 계산 결과에 확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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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그의 인생에서 배운 몇 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실행력이다. 그는 남다른 실행력을 갖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그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라스베이거스에서 딜러와 블랙잭을 했다. 이 외에도 자신의 연구를 증명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했다고 한다. 최근 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연초에 세운 새해맞이 계획 대비 실행률은 3개월 이후, 약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듯하게 계획은 세우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는 어려워하는 것이다. 실제 행동하는 사람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천지차이다. 실행의 유무는 성공의 유무를 가르는 가장 첫 번째 요인이며, 실행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실행하는 모습. 그의 행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삶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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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의 인생에서 배울 수 있는 두 번째는 열린 마음이다. 그는 자신의 계산에 확신을 가지면서도, 자신의 계산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계산이 틀렸을 경우에는 그 사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극 수정한다. 그는 절대 자만하지 않으며, 고집부리지 않는다. 모든 것은 철저하게 계산에 따르기 때문에 고집을 부릴 이유도 없다. 오로지 정확한 계산을 위해 노력한다.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열린 마음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장에서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시장에 대한 열린 마음을 넘어 삶에 대한 열린 마음. 소프에게 배울 수 있는 두 번째 삶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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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엄청난 수익률로 시장을 이긴 그는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경지에 이른 듯하다. 그는 책의 말미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인생은 소설을 읽거나 마라톤 경주를 하는 것과 같다. 인생은 목표에 도달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정 그 자체이고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다


아무래도 그는 돈을 벌고 싶은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돈을 원하지만, 너무 돈에 맹목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 우리의 삶은 돈을 버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돈은 인생이 될 수 없다. 돈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 무엇을 하는가, 어떻게 하는가, 누구와 하는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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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코 투자 기법을 알려주는 투자설명서가 아니다. 한때 시장을 정복했던 개인 투자자의 자서전이다. 자세한 투자 스킬이나 기법에 대한 내용을 원했다면, 다른 책을 찾길 바란다. 투자에 대한 내용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내용은 투자철학이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투자에 대한 그의 태도다.

짧은 글을 마친다. 끝.

참고자료
영화21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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