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어떤 예감을 받을 때가 있다.
아, 이건 이 작가가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글이로구나.
내겐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 본문 중에서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의 신작 산문
김영하의 인생 사용법
<단 한 번의 삶>
차례
- 일회용 인생
- 엄마의 비밀
- 아이와 로봇
- 야로의 희망
- 우물 정 자 천 개
- 기대와 실망의 왈츠
- 테세우스의 배
- 모른다
- 스캔들이 된 고통의 의미
- 이탈
- 사공이 없는 나룻배가 닿는 곳
- 무용의 용
- 인생의 그래프
- 도덕적 운
- 어떤 위안
저자 소개
작가 김영하
소설가. 장편소설로 <작별인사>, <살인자의 기억법>, <검은 꽃>,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 <아랑은 왜>,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소설집으로 <오직 두 사람>,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호출>이 있고, 산문 <여행의 이유>, <오래 준비해 온 대답>, <다다다> 등을 냈다. F. 스콧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인간은 저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을 산다. 그 누구도 두 번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고, 과거의 기억을 갖고 회귀한 삶을 살지 않는다. 모두 다 처음이다. 단 한 명도 제외하지 않고. 오로지 단 한 번이다.
삶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으로 정의되며,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그 과정 속에 머무른다. 어떤 일을 하고자 마음먹고, 실제로 그것을 현실에서 행하면, 우리는 그걸 행한 사람이 되고, 그런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끝내 실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걸 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그런 인생을 살게 된다. 안타깝지만, 중간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삶의 방향을 중간쯤으로 맞춰가려고 애쓰는 것뿐이다. 결국 인생이란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이지선다형 문제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언뜻 죽음을 향해 가는 것처럼 보이는 인생의 여정은, 단 한순간도 순탄했던 적이 없다. 그것은 기쁨과 환희뿐 아니라, 상처와 아픔, 슬픔과 실연의 고통까지 모두 감내해야 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생은 참 단순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한계 안에서 말이다. 당장 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마치 총부리를 도망치는 사슴에게 겨누듯, 삶의 방향을 어떻게든 그곳으로 돌릴 수 있다. 우리는 분명 그렇게 할 수 있다. 문제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 현실로 만들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선택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반드시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곧 인생이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것인가, 적당히 타협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힘든 삶을 그냥 견디며 살 것인가. 하지만 어떤 잣대를 들이민다 해도, 인생의 우열을 가를 수는 없다. 결국,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인생에 정답이 있다면, 모두가 그 정답대로 살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고뇌하며 살아가겠는가. 어떤 방식이든 삶은 그 삶을 살아가는 이에게는 처음이자 단 한 번뿐인 여정이다. 이런 삶도, 저런 삶도, 또 다른 삶도 결국엔 마찬가지다. 아무리 전지전능하다 해도 삶의 높낮이와 가치를 나눌 기준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처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초심자일 뿐이니까.
그러므로 삶에 정답은 없다. 결국 인생은,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결정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어떤 선택이든 결국 선택하지 않은 쪽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래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얼마든지 해도 괜찮다. 그것은 선택자로서 마땅히 감수해야 할 몫이며, 애초에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육체적이고도 본질적인 한계를 지닌 존재가 아니던가. 진짜 문제는, 할 수 있었던 것을 하지 않아서 남는 후회다. 이는 같은 시간을 두고 누군가는 성공의 열매를 맛보는 반면, 누군가는 그러지 못하는 이유를 돌아보게 만드는 본질적인 물음이기도 하다.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할 수 있었는데", "그 시간에 글이라도 더 쓸 수 있었는데", "그 시간에 자격증 공부라도 할 걸". 후회가 치명적인 이유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후회는 속만 상하게 할 뿐,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후회가 다시는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후회는 진짜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러니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우리들은 반드시 선택을 해야 할 운명을 타고났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도 없다. 인생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도 좋고,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로 살아도 좋다. 여행가로, 기업가로, 예술가로, 식당을 운영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살아도 좋다.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후회 없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이 맞다고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력으로 달려야 한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은 내려놓는 편이 낫다. 어떻게 해도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대충 세월아 네월아 살며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해볼 수 있을 만큼 다 해보고 후회할 것인가. 이 작은 태도의 차이는 과정이 아니라, 결국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 우리는 같은 상황을 두고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나,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안 한 게 너무 후회돼", "나,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봤어. 후회가 없진 않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 했어". 단 한 번뿐인 삶. 자,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자기파괴의 욕망을 견뎌낸 한 작가가, 인생이라는 혼돈에 대한 답을 찾으려 애쓴 흔적. 그 조각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김영하 작가의 책 <단 한 번의 삶>을 추천한다. 그리고 내게 책을 선물해 준 이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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