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망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정의되는 두 개의 매우 다른 상태가 중첩된 상태로 떠 있었다. 마치 닫힌 상자 안에서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이제 투표함이 개봉되었고, 세계는 어떤 2025년이 올지 알게 되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해라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트럼프 2기 개막, 글로벌 무역 전쟁, 시험대에 오른 AI 등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2025년 눈여겨봐야 할 10가지 글로벌 트렌드!
<2025 세계대전망>
차례
Part 1
- 리더스
- 국제
- 비즈니스
- 금융
- 과학&기술
- 문화
Part 2
- 미국
- 유럽
- 영국
- 미주
- 중동 & 아프리카
- 아시아
- 중국
- 2025년 세계 주요 지표
- 특별 섹션
- 부고
저자 소개
작가 이코노미스트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 정치 경제 문화 주간지. 상징색은 빨간색이다. 181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으론 진보, 경제적으로는 자유, 보수를 표방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판이 있으며 격조 높은 논조와 문체로 유명하다. 논조는 다소 보수적인 편이지만 정계와 독립되어 객관적이며 비중이 큰 잡지로 전 세계의 지식인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시사 주간지에 비해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경향이 있으며 기사에는 필자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고 모든 기사가 일관된 관점을 가지도록 노력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매우 높은 잡지사 중 하나다.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는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 또한 스페인 축구 대표팀은 유로 2024 대회에서 우승했고,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요르단에 패해 4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남미에서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가 열려 은퇴를 앞둔 축신(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는 모두 전반기에 있었다. 하반기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바로 미국 대통령 선거다. 선거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었다. 안타깝게도 2025년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전지구인이 함께하는 축제가 없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세계를 장식할 단독 주인공이 될 운명이다.
나는 지난 몇 개월 동안 트럼프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언급했다. 그런데 다가올 2025년을 예측하는 세계 최고의 주간지 중 하나인 이코노미스트가 발행한 책 <2025 세계대전망>을 읽고 난 뒤 다시 한번 트럼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계속되는 그를 향한 글에 지루해할 여러분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그렇다. 마치 게임 POE2(패스 오브 엑자일 2)의 최종 보스를 공략하는 것처럼, 2025년 온 세계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다. 일단, 그는 정말 최종 보스답다. 1946년 출생으로 벌써 78세의 나이에, 키 190cm, 몸무게 110kg. 넓은 풍채에 빨간 넥타이, 그리고 그의 전매특허인 무스를 한통 가득 바른듯한 노란 머리까지. 외모에서부터 그는 온화한 동네 할아버지 같던 바이든 전 대통령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풍긴다.
이제 그의 행보를 보자. 그는 지난 2016년 1기 당선인 시절부터 정말 매우 파격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먼저 경제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했고, 에너지 환경분야의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는 등 무역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명목아래 미국의 우위를 공고히 하려 했다. 두 번째, 이민정책에서는 멕시코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해 불법이민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리고 이는 특히 이슬람 종교를 믿는 무슬림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다.
세 번째, 외교적으로 보자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했다. 트럼프는 이것이 미국에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안기고 있으며, 세계국가 중 미국만 가중처벌받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또한, 이란과의 핵협정에서도 일방적으로 탈퇴하고자 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코로나 위기가 겹치는 바람에 중동의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인 사건들로 미루어 말미암아 세계는 그의 의지나 정책관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된 일이 있었다. 바로 '방위 분담금 증액 요구'였다. 현재 미군은 세계 각국에 배치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평택 등에도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부담하는 방위금이 주둔지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보다 현저히 많은 것이 불공평하다며 주둔지 국가에 방위 분담금을 증액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계속했다. 문제는 요구안에 담긴 증액 규모가 상당했다는 것인데,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트럼프가 제시한 것의 일부를 증액하는 것으로 합의를 잘 마쳤다.
네 번째, 트럼프는 국방을 강화하고자 했다. 그는 미군의 군사력 강화를 위해 국방비 예산을 대폭(4%) 늘렸는데, 이는 평균적인 증액(1%)보다 무려 3%나 많은 것이었다. 한편, 미군을 시리아에서 철군시킴으로써 미국이 더 이상 국외정세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 다섯 번째, 그는 보건정책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과거 오바마 민주당 정부에서 만든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철폐하고자 한 것이었다. 기업부담과 보험료 증가 즉, 보건예산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의회, 폐지 반대 여론의 영향으로 일부 조항만 없애는 데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한편 1기 트럼프 행정부는 오피오이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대응책을 시행했는데, 마약류 해독제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자, 설명이 길었다. 짧게 주요한 정책만 요약했는데도 내용이 정말 많다. 그래도 이렇게 나열한 이유가 있다. 왜? 이것들이 여전히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의지이자 실현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정책들의 연장선이 2025년에 재현될 것이다.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을 알게 되었고, 같은 인물이 2025년에 다시 등장한다고 하니 우리는 이제 미래에 벌어질 일에 한 발짝 다가간 셈이다. 그렇다면 2025년 트럼프가 무엇을 할지 알아볼 차례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감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특히 소득세와 법인세가 해당될 것이며, 세수 부족에 따른 예산확보 문제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부족한 세금은 어떻게 메꿀 것인가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아마도 트럼프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관세, 두 번째는 이민정책으로 발생하는 세금이다.
먼저 그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매길 작정이다. 이번엔 '보편과세'라는 이름까지 등장한 것으로 보아 모든 수입품에 10% 세금을 부과하는 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미국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산 상품에는 최대 60% 세금을 부과하겠다며 불평등 무역을 재조정하려 할 것이다.
이민 정책으로 발생하는 세금은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정책적 맥락이 '불법'을 '합법적 이민자 수용'과 같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합법적으로 미국인이 된 신규 이민자들로부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2년 추정한 불법 이민자 수 1,100만 명이 지불하는 세금 규모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미국인들은 이미 자국이 세수가 부족하여 채권을 무한정 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과연 미국인들이 감세 정책을 지지할까? 앞으로 지켜볼 문제다. 물론, 적어지는 세수를 관세 등으로부터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고.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각종 규제(특히 환경) 완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미국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전통 에너지기업(석유, 천연가스)의 성장을 독려할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아마도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수장인 일론머스크가 활약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비단 전통 에너지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에 따라 국방기업들 특히 항공우주분야 기업들이 수혜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여전히 트럼프는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것이다.
그 첫 번째 대상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유럽의 NATO 동맹국들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성황리에 끝내고자 노력하면서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비용을 유럽 강대국들에게 요구할 것이다. 문제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그는 전쟁에서 아예 손을 떼려 할 수도 있다는 건데, NATO 동맹국들은 이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마도 분담금 협상을 최대한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대상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트럼프 1기 시절 미국은 기존 분담금의 5배에 해당하는 증액을 요구했으며, 양국의 협상은 결국 13.9% 증액으로 합의된 바 있다. 그리고 2025년 2기 트럼프 행정부는 원요구안에 한참 못 미친 협상결과를 자국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계속해서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시나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최고의 시사 주간지 답다. 책은 총 두 파트로, 산업 분야별로 나뉜 Part1과 지역별로 나뉜 Part2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어떤 내용 하나 놓칠 게 없다. 그리고 이 두꺼운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앞서 언급했듯 트럼프 대통령이다. 책을 구성하는 모든 내용에 트럼프의 행보가 엮여 있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세계금융, 세계증시, 세계무역, 암호화폐, 첨단기술(반도체,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등), 심지어 지역 선거까지도!
세계는 미국의 행보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트럼프가 재임하게 될 2025년 1월부터 세계는 그의 정책을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할 것이다. 명심해야 한다. 그는 이전 정권처럼 자비롭고, 포용적이며,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정책을 펼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뼛속부터 사업가다. 오로지 돈에 의해서 움직이는, 이익과 손해의 구분이 명확한 인물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서둘러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참 걱정이다. 시국이 시국이니 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 금융, 정치, 부동산, 기술, 수출, 사회, 모든 면에서 걱정이 앞선다. 어두운 미래만이 보여 참담한 심정이다. 책 <2025 세계대전망>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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