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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을 느낄 시간에 자신에게 헌신하는 편이 낫다, 캐시 오닐 <셰임 머신>

by 세자책봉 2024.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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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른 좋은 책들 읽으시길 바랍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이러한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피해자가 아니라 대중을 이용하고 우리의 삶과 문화에 해악을 끼치는 자들이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면, 비난의 펀치를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해 날린다면 우리는 공익을 지킬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수치심이 해야 할 영원한 역할이자 수치심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 캐시 오닐(저자)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극단적 갈등과 분열된 사회에서 약자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가

<셰임 머신>


차례

1부 수치심은 돈이 된다

1장. 비만(뚱뚱하다는 죄)

2장. 약물 중독(낙인찍기와 책임 회피)

3장. 빈곤(가난한 자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4장. 외모(코르셋을 권하는 사회)

2부 혐오는 어디서 시작하고 확산되는가

5장. 사이버 불링(공유, 좋아요 그리고 돌던지기)

6장. 차별(차별의 네트워크)

7장. 인셀(피해의식과 폭력성의 발현)

3부 정의감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8장. 공공 에티켓(팬데믹과 마스크)

9장. 권력과 저항(촛불집회, 미투 운동, 부당해고)

10장. 자아존중감 극복의 굴레


저자 소개

작가 캐시 오닐(CATHY ONEIL)

UC버클리를 졸업하고 1999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쳐 버나드 칼리지 수학과 종신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 학계를 떠나 월스트리트에서 헤지펀드 디이 쇼의 퀀트가 되면서 2000년대 금융계의 호황과 붕괴를 겪는다. 이후 IT 업계에서 데이터과학자로서 금융상품의 위험도와 소비자 구매 패턴 등을 예측하는 수학 모형을 개발했다. 상업, 금융, 교육 분야에서 알고리즘을 설계한 오닐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알려진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사실은 편향적이며 취약계층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를 엮은 '대량살상 수학무기'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대한 맹신을 깨는 데 공헌했다. 이 책은 80주 이상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머물렀고,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하고 전미 도서상 파이널 리스트에 오르는 등 인기를 모았다. 어린 시절부터 뚱뚱함이 콤플렉스였던 그녀는 날씬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과 그러지 못한 스스로의 간극에 의한 수치심을 오랫동안 체감해 왔다. 체중 감량 실패를 수없이 반복하며 다이어트 업계가 사람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고 자각했다. 이후 알고리즘의 차별 문제를 탐구하며 비만뿐만 아니라 빈곤, 중독자 등 취약계층의 삶이 어떻게 플랫폼을 통해 조직적으로 소비되고 조롱당하는지 목격했다. 그 비난이 자신의 비만을 대하는 시선과 놀랍도록 흡사하며, 그들 또한 암울한 삶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사회 균열의 근원에 왜곡된 수치심이 있고 이를 알고리즘이 극대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쓴 책 '셰임 머신'은 사회를 계급화하고 통제하는 도구로써 수치심과 디지털 플랫폼, 알고리즘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실마리를 제시한다.


과연 이 책이 정말 송길영 박사님이나 뉴욕타임스에서 극찬을 할 만큼 훌륭한 책인가. 그게 아니라 뉴욕타임스도 결국 홍보비로 먹고사는 그저 그런 언론과 같을 뿐인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훌륭한 문제제기로 시작하지만, 그렇지 못한 논리 구조를 가지고 그럴싸한 결말을 짓고 있는 상당히 악질인 책이다.

 

먼저 이 책은 스마트폰이나 SNS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거의 모든 현대인들에게 제목부터 아주 강력한 흥미를 유발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를테면 사이버불링, 놀림, 조롱, 무분별한 홍보같이 SNS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많은 현대인들은 이 책의 제목만 가지고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문제가 무엇인지 아주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겉모습만 보면 무척이나 흥미롭다.

 

이 책은 크게 '1장. 수치심은 돈이 된다', '2장. 혐오는 어디서 시작하고 확산되는가', '3장. 정의감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들 또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작가인 캐시 오닐은 어린 시절부터 또래 아이들보다 몸집이 큰 편이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는데, 이러한 그녀의 경험이 잘 녹아져 있다. 소주제를 살펴보면 첫 번째 비만, 두 번째 약물중독, 세 번째 빈곤, 네 번째 외모다. 나열한 네 가지 것들은 모두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들이다. 비만이라고 하면 남과 다른 외적인 모습으로 인해 상대로부터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고, 타인이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험을 한다. 뒤의 소주제인 약물중독, 빈곤, 외모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인간은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 한 문장을 말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 문장이 결국 이 책 후반부의 내용까지 모조리 관통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설명은 간단하다. 비만이거나 약물에 중독된 것이나 빈곤, 못생긴 외모 같은 것들은 본인의 잘잘못을 떠나서 개인적인 여러 가지 상황들, 이를테면 모종의 사건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병에 걸리게 되었고 약물에 중독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모든 개개인에게는 그럴만한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하여 평범한 우리는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하거나 수치심을 줄 것이 아니라 포용하고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의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아주 훌륭한 결론을 가지고도, 그녀가 풀어가는 논리 구조는 아주 빈약하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그녀는 책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가난이라는 수치심을 없애려면 사회는 빈곤층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야 한다.'
'미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겠지만, 지속적인 해결책은 모두에게 안정된 교육과 주거지, 육아를 제공해 모두가 동등한 발판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녀가 제시한 해결책들이다. 평소에 사회, 정치, 경제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위 같은 문장을 보자마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결책이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만 살펴봐도 벌써 문제다. 어디까지, 어느 수준까지 도와줘야 하고 복지혜택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법 또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 또한 한정된 나라의 재원을 가지고서 무분별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자칫 정상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반 국민들을 역차별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이 아무런 힘듦이나 고통, 시련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 그녀가 제시하는 대부분의 해결책들은 이런 식으로 논리가 아주 부족하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 나아가다 보면 핑계 혹은 떼를 쓰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의견을 제시하고 개진할 수 있지만, 그런 와중에 말에 힘이 실리려면 훌륭한 해결책까지 제시해야 한다. 특히나 책을 낼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수학박사이면서 동시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그렇게나 잘 이해하는 작가가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리구조에 대해서는 왜 이리 빈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 책을 잃으며 굉장히 아이러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어쨌든 그녀가 유도하는 결론 자체는 우리 삶을 관통하긴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저지르는 존엄성 침해를 자각하려고 애쓰는 것이 수치심 머신을 해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니까, 이 말인즉슨 작가 본인도 방향은 맞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니 의견만 던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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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2장은 '혐오는 어디서 시작하고 확산되는가'다. 이 장은 앞 장에서 언급하고 있는 수치심과 관련이 있는데, 수치스러운 것들이 SNS 같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로 실시간 확산이 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설명한다. 소주제에는 특히나 요즘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사이버불링. 다양성 차별. 그리고 히키코모리처럼 고립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있다. 이 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 전에 끝난 2023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을 보면 된다.

 

토너먼트 경기를 치러 가면서 선수들을 향한 많은 비판과 질타 혹은 칭찬들이 마구 쏟아졌다. 가장 압권이었던 건 누구나 다 알듯 이강인 선수를 향한 대중들의 비난이었다. 사건인즉슨 이랬다. 대표팀에서 개인행동을 하려고 했던 이강인 선수를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나무랐고,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며 손흥민 선수의 손가락이 골절된 것이었다. 4강 상대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밝혀진 사실에 국민들은 더욱 충격을 금치 못했다. 특히나 아직 유교문화, 그중에서도 선후배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 정서로서는 후배가 선배에게 대드는 이 같은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강인 선수의 SNS에 정말 엄청난 비난과 악플을 달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건은 결국 이강인 선수가 1,2차 사과문을 발표하고 손흥민 선수와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단락되었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바로 이 사건. 그러니까 만약 국가대표가 아니었거나, 일반 대학생이었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도 대중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심각할 정도로 개인을 모욕하고 비난했다. 이는 진즉이 비판을 넘어서는 수위였다. 바로 이것이 SNS의 역기능 중에 하나인 사이버불링, 캔슬문화다.

 

이번 장에서 저자는 딱히 그렇다 할 해결방안이나 대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저 수치심 확산에 따른 여러 가지 상황들을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저자는 앞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약간은 뒤틀린 논리 구조를 보인다. 그녀는 SNS,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한 수치심의 확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전에 벌어졌던 여러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러니까, 그녀 역시도 이미 확산되었거나, 피해자가 가까스로 없애고자 노력했던 사건들을 다시 한번 언급하게 됨으로써 그녀 역시도 수치심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자가당착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의 태도가 아주 압권이다.

그렇지만 나의 비판은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의 설명은 그녀가 아주 모순적이며, 주관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안하게도 그녀의 핑계는 사이버 불링이나 악플을 취미로 다는 키보드워리어들이 하는 핑계와 매우 유사하다. 물론 그녀에게는 그들과 달리 조롱이 섞여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백 퍼센트 진실하다고 하더라도 저런 식으로 표현했으면 안 됐다. 그녀는 그럴듯한 핑계를 붙일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언급하게 되는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한 마디를 했어야 한다. 비록 이 책이 그럴싸한 서론과 결론을 가지고 있더라도 결코 말에 힘이 실릴 수 없고, 올바른 문제제기라기보다는 불평불만이나 떼를 쓰는 수준으로 떨어져 보이는 이유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정의감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다. 이 장에서는 사회운동처럼 번졌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다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스크 의무화에 따른 갈등, 개인적으로 21세기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미투 운동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이러한 운동들의 본질이 상대의 수치심을 자극하여 권력과 맞붙는 행위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그녀의 이중적인 모습은 여실히 드러난다. 그녀에게 강자와 약자는 아주 명확하다. 힘이 세거나,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갖고 있으면 모조리 강자다. 그러나 그녀를 포함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약자다. 러니까 그녀의 논리는 이렇다. 약자들은 강자들의 불합리함 또는 무분별한 행동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들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교묘히 힘써야 한다. 하지만 그녀를 포함한 약자들에게는 수치심을 유발하면 안 된다. 명확한 이유는 없다. 이유가 없으니 그녀가 펼치는 논리의 한계 역시 명확하다. 비록 강자의 위치에 있지만 합리적이고 배려심도 있고 약자를 잘 돕는 사람들이나 어려운 유년시절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사람들에 대한 구별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말에 그녀는 '그런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와 같은 대답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대답 또한 그녀의 논리에 소외되는 사람들이 그녀의 논리에 따라 필히 겪을 수밖에 없는 피해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언사일 뿐이다.

 

본인에게 수치심을 유발하는 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강자에게는 수치심을 유발해서 행동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녀는 이러한 주장을 하려면, 먼저 왜 본인이 다이어트에 실패한 혹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 책에 주저리주저리 써놓은 것인지부터 해명해야 한다. 이 책이 다이어트에 실패한 인간이 쓴 변명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미안한말이지만, 나도 고등학교 때는 120Kg가 넘는 고도비만이었다. 그렇다면 당신과 나의 차이는 무엇인가? 나는 강자고 당신은 약자인가? 어디 그런 위험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인가. 훌륭한 수학박사이자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문가인 당신은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나보다 유전적으로 에너지 저장량이 적은 세포들을 가지고 태어났고, 기초대사량이 원래 높으며...'

 

아니 당신은 틀렸다. 당신은 결코 이 책에 당신의 다이어트 실패 이유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 필요가 없다. 그냥 당신은 그게 싫은 것일 뿐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일 뿐이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랑 똑같은 이치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지 않으니 안 하는 것일 뿐인데, 그것에 대해 나름대로 조리 있게 설명한다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먹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책을 출판하면서 까지 말이다. 나는 비록 당신을 모두 이해할 수 없지만, 당신은 수치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그러한 문제제기를 방어기제로 활용했을 뿐이다.


나는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든다. 어디까지나 영향력도 없고, 개인적인 공간이니까 써보겠다. 과학혁명이나 인지혁명처럼 인간의 지식 혹은 철학체계를 발전된 방향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나는 그것들을 충분히 존중하고,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후천적으로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것들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가 논점을 잡은 이 수치심이라는 것. 이것을 뿌리부터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감이 든다. 수치심이라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감정의 영역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정의 영역이라는 놈은 어떤 외적인 요인이 작용하더라도 감정을 느끼는 대상이 통()하지 않으면 정말이지 바꾸기 어렵다. 아무리 밖에서 돕고 노력해 봐야 본인 스스로가 껍질 속에 있겠다고 작정하면 이것을 해결할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 껍질 속에 있는 사람은 자신이 껍질 속에 갇히게 된 여러 가지 배경적 요인들에 대해 동정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겠지만, 그런 생각은 오히려 타인을 무시하는 생각일 뿐이다. 나는 결코 어떠한 인간도 상대의 속사정까지 모조리 꿰뚫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지금과 다르게 이해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아예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거나 또는 그렇게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직 인간은 명확한 감정 발생 기저에 대해 밝혀내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을 시간에 더 효과적으로 지식을 얻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것들이 많다. 미안하지만 현대인들은 누군가의 핑계를 들을만한 시간이 없다. 그만큼 바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흔히들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돈이 많은 사람들은 매일 놀고먹고 사고 싶은 거나 사면서 술이나 마시겠지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돈 많은 사람들은 무척이나 열심히 살고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니까 사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돈이 많지만 일이 없는 부자의 가족이나 재벌 3세가 되고 싶은 것이다. 방향 설정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을 위에서 아래로 끌어내릴지 생각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저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서 저들보다 위로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편이 낫다.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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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캐시 오닐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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