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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마쓰바라 다카히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by 세자책봉 2023.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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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와 우주의 기원, 그것을 연구하는 현대우주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수께끼는 수수께끼로서 즐길 때 즐거움이 배가된다. '우주의 시작이라는 수수께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일상의 고민 따위는 잠시 제쳐두고 그 수수께끼를 생각하며 즐기고 싶다'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마쓰바라 다카히코(저자)

 

이 세계의 모든 의문이 응축된 지점, '우주의 시작'
불교에서는 '무'에서 우주가 시작됐다고 본다

그렇다면, 과학은 '무'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2023. 09. 16. 매주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금요일과 토요일, 아하 즐겁구나 주말이!


차례

1. '우리 우주'에는 시작이 있다

2. '무'로부터의 우주 탄생론

3. 양자론과 우주론

4. 상대성이론과 우주론

5. 소립자론과 우주론


저자 소개

 

작가 마쓰바라 다카히코(Matsubara Takahiko)

1966년생. 교토대학 이학부를 졸업한 후 히로시마대학 대학원 이학연구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고야대학 대학원 이학연구과 준교수를 거쳐, 현재 KEK(고에너지 가속기 연구기구) 교수다. 2012년에 일본천문학회에서 주는 하야시주시로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우주에 바깥쪽은 있는가>,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현대우주론>, <우주론의 물리(상·하)>, <대규모 구조 우주론>, <우주의 탄생과 종말>, <우주의 암흑 에너지> 등이 있다. 국내에는 <물리학은 처음인데요>, <물리학으로 풀어보는 세계의 구조>,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가 출간되어 있다.


살면서 누구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인 밀란 쿤테라처럼 멋스럽게 의문을 풀어내거나, 누군가는 '난자와 정자가 만났으니까'라며 자신의 생물학적 지식으로 설명한다. 또 누군가는 '부모님이 계시니까 있는 거지'라며 간단하게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이러한 대답은 해당 의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인간이 풀 수 없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의 난감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무마하려는 시도에서 나오는 대답인 경우가 많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속 시원한 대답을 찾기 어려운 의문이 바로 존재에 대한 의문이기 때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은 계속된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인류는 어떻게 지구에 살 수 있는 걸까? 지구는 어떻게 탄생했고? 그렇다면 지구를 만든 우주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영겁회귀처럼 이러한 의문은 도무지 끝이 없다. 나는 언젠가 이런 존재의 기원에 대한 의문이 마치 명절날 기다랗게 늘여진 고속도로 차량 행렬의 선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제한속도 110km/h의 고속도로에서 불과 10km/h로 차량을 몰고 있지만, 도무지 이런 차량행렬을 만들어 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 말이다. 그러나 명쾌한 설명이 가능할 수준으로 원인을 분석해 낸 교통체증 문제와 달리, 아직도 우리는 존재의 기원에 대해서는 그렇다 할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존재의 기원에 대한 탐구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이론 중 하나가 우리가 잘 아는 '빅뱅이론'이다. '빅뱅이론'은 대폭발(Big Bang)로 인해 초기 우주가 형성되었다고 보는 이론이다. 그리고 현대물리학에서는 '빅뱅이론'에 더해 우주의 초기 시절 우주가 급격히 팽창했음을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우주론'이 주목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빅뱅이론'이 우주의 탄생을 우연성으로 설명한 것과 달리, 인플레이션을 가정함으로써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론의 '우연성'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인플레이션 우주론'을 훌륭한 이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대폭발이 일어나기 전, 우주가 없는 상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상태를 무(無)라고 한다. 흔히 우주는 '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주(宇宙)는 공간을 뜻하는 우(宇)와 시간을 뜻하는 주(宙)를 합한 존재다. 따라서 우주가 없는 상태인 '무'는 시간과 공간이 모두 없는 상태다. 그런데 과연 인간들은 그런 상태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상상의 산물일 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 모두 없는 상태를 경험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무'라는 상태를 안다고 하기에는 아는 것이 너무나도 없다. 

 

새로운 이론이 정설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실험을 통한 증명 또는 관측을 통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적인 실험을 통한 증명을 하는 건 아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무'에서의 기원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관측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 유적은 영국의 스톤헨지로 추정되는데 무려 기원전 2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인류가 직접 우주에서 관측을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불과 백 년이 지나지 않은 일이다. 2021년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궤도에 안착했으니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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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이 천문학자의 영역이라면, 그것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시하는 것은 물리학자의 일이다. '양자론'은 현대우주론에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론이다. 양자론은 기본적으로 '불확정성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 즉, 모든 것의 상태는 존재와 비존재의 상태를 중첩하고 있으며(불확정성), 관측자의 의지(관측)에 따라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확정된다는 이론이다. 조금 쉽게 말하자면, 우주에는 무엇이 일어날지 미리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로, 이것이 결정되는 것은 관측자 즉, 인간의 관측행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 간다면 안 간 대로 일단 받아들이면 된다. 현대우주론의 지평을 연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 마저도 오직 확률적으로 예측가능한 '양자론'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은 고전물리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양자론과 어울리지 않는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주로 중력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래서 아직 많은 물리학자들은 양자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포괄한 '양자중력이론'을 완성하려 노력 중이다. 참고적으로 양자중력이론의 대표적인 후보 중 하나가 바로 '끈이론'이다.

 

어쨌거나 양자론을 받아들인 양자우주론에서는 우주를 '양자요동'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우주가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가 중첩되어 있고, 우주 전체가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놓인 양자적 상태. 우주가 '양자요동'한다는 건 그런 상태를 말한다. 마찬가지로 '무' 역시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우주가 생겨났는지 아닌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이것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할 수는 없다. 이것에 대한 대답은 앞으로 완성될 '양자중력이론' 또는 그것을 대체할만한 이론이 해야 할 일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무'의 상태를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주가 태어난 상태와 태어나지 않은 상태가 중첩되어 있는 '무'에서 현재의 우주가 태어났다고 가정하면, 무엇인가 그것을 최초로 관측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관측자를 특정할 수 있을까? 인류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어느 모로 보나 확실히 인간은 아닐 것 같다. 그렇다고 두 눈이 달려 있는 공룡도 아닐 테고. 단세포 생물에게 관측능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굳이 생명일 필요가 있을까.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불가능한 일일까.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관측자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굉장히 애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아직 양자론의 관측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아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우주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예?

우주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아직 인류에게 주어진 정보는 너무나도 제한적이다. 이제 막 관측을 시작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바닷속에 존재하는 플랑크톤이 육지의 존재와 지구, 더 나아가 우주의 존재에 대해 알려고 시도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인류에게 불가능이란 없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결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인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진리에 한걸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인류는 반드시 우주의 기원을 밝혀낼 뿐 아니라 우주를 만들어 내는 경지에 이를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때의 인류가 '창조주'라 불리게 될지도. 모든 우주가 그렇게 순환되어 왔을지 누가 알겠는가?

 

문득 현생 인류가 이미 입자가속기를 통해 우주를 만들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망상에 잠겨본다. 별의 생애 주기 1초,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의 1초, 입자가속기로 입자가 충돌한 1초. 모두 같은 1초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의미 있는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어 죽게 될 테니까요. 죽고 나면 무엇이 의미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도 사는 동안 각자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고 그것에 따라가세요

 

나는 마음이 울적할 때면 우주론을 생각한다. 마주한 현실이 힘들 때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낮에는 새파란 하늘과 태양이 당신을 반겨 줄 것이고, 밤에는 무수한 별들이 지구라는 무대 위에 있는 당신을 향해 빛을 비출 것이다. 현실에 너무 기뻐하지도, 고통스러워하지도 말자. 우리는 별의 생애 주기에 단 1초도 못 미치는 찰나의 시간을 향유하고 있는 것뿐이니. 주어진 것은 주어진 대로, 얻어야 할 것은 얻은 대로, 잃을 것은 잃은 대로 살아가면 될 일이다. 연연하지 말자. 자신에게 얽매인 일에 연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갉아먹을 뿐이다. 오늘도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 책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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