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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알기

소형 모듈 원전? SMR? 그게 뭐길래

by 세자책봉 202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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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가 바뀐 이후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에 하나는 원자력발전의 정상화와 소형 모듈 원전(이하 SMR)에 관련된 것이다. 사실, 이전 정부에서도 원자력발전은 정상적으로 출력을 냈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감소하여 산업의 성장이나 해외 수출이 힘들어져 산업 자체가 정체되어 있었다. 그에 반해 이번 정부는 원자력발전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산업 규모를 키워 대한민국을 원자력 선도 국가로 다시금 발돋움시킬 모양새다. 그것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바로 SMR이다. 다시 한번 뒤바뀔 우리나라 산업 구조를 파악하고자, 도대체 SMR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봐야겠다.

원자력발전소 사진. 출처 Pixabay

1. 원자로의 분류

원자로는 크게 핵융합로, 핵분열로로 나뉜다. 우리가 관심 있는 분야는 '핵분열로'이므로 핵융합로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겠다. 핵분열로는 중성자를 고속인 상태에서 반응시키는지, 감속시킨 상태에서 반응시키는지에 따라 고속 중성자로와 '열중성자로'로 분류된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자로는 열중성자로인데, 중성자를 감속시키는 '감속재'를 무엇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시 한번 분류된다. 대표적인 '감속재'는 '흑연, 경수, 중수'가 있다. '경수'와 '중수'는 물 수(水)로 물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마지막으로 핵분열 반응에 따른 고온의 열을 흡수할 '냉각재'를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나뉘게 된다. 대표적인 '냉각재'는 경수, 중수, 가스, 용융염, 액체금속 등이 있다. 결국, 원자력발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원자로의 종류는, '핵분열로', '열중성자로', '감속재'와 '냉각재'를 '경수'와 '중수'를 사용하는 경수로와 중수로다. 아래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2. 경수로, 중수로의 냉각구조에 따른 분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원자로의 종류는 경수로, 중수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다음은 냉각구조에 따른 분류다.

①첫 번째는 비등수형 원자로다. 핵분열 반응에 따른 고온의 열을 흡수한 1차 냉각수인 물(경수, 중수)을 바로 터빈에 공급하여 발전하는 원자로다. ②두 번째는 가압수형 원자로다. 말 그대로 가압이 된 물을 사용한다는 의미로, 반응로 주변을 순환하는 1차 냉각수와 1차 냉각수의 온도 유지를 위해 2차 냉각수를 사용하고, 2차 냉각수를 터빈에 공급하는 방식의 원자로다. 쉽게 중탕이다. ③세 번째는 초임계압형 원자로다. 가압수형과 동일하나, 냉각수의 압력을 높여 열효율 및 발전효율을 극대화한 원자로다. ④네 번째는 풀장형 원자로다. 풀장형 원자로는 압력용기가 없이 수영장(Pool)에 있는 냉각수를 사용하는 원자로다. 결국,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자로는 '경수로, 중수로'이며, 방사선 관리 등 안전성이 뛰어난 '가압수형 원자로'다.

경수로 중수로 비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참조

3. 대표적인 원자로의 종류

거의 다 왔다. SMR을 이해하기 전, 마지막이다. 원자로를 분류하는 법을 알았으니, 분류에 따른 대표적인 원자로의 종류를 간단하게만 알아보자.

① 흑연 감속로 :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감속 능력 확보를 위해 감속재가 커져 원자로의 크기가 크다.

② 경수로 : 경수를 감속재,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중수에 비해 중성자 흡수도가 높아 연료(우라늄 등) 농축이 필요.

③ 중수로 : 중수를 감속재,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연료 농축 불필요. 초기 건설 비용이 높고 핵폐기물이 대량 발생.

④ 고속로 : 나트륨, 납 등 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나트륨 화재 등 안전성 우려가 높고 운전이 어려움.

⑤ 용융염 원자로 : 액체 불화염 등 용융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토륨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음. SMR 방식 적합.

⑥ 초고온 가스로 : 헬륨, 질소, 이산화탄소 등을 냉각재로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온도가 높아 열효율이 좋음.

⑦ 중소형 원자로 : 기존 원전의 용량과 크기를 줄인 원자로, 소형 모듈 원자로, SMR.

4. SMR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소형 모듈 원자로, SMR. 그 이름부터 한번 뜯어보자. 소형 = 작다. 모듈 = 한 시스템을 여러 개의 구성요소(모듈)로 조립가능하게 만든 설계 디자인. 원자로 = 핵분열로. 말 그대로 크기가 작은 모듈식 핵분열로 라고 할 수 있겠다. SMR의 특징은 핵심 장치가 모두 통합된 원자로라는 것이다. 기존의 원자로처럼 냉각순환계통의 각종 설비가 필요 없이, SMR은 단 하나의 조립된 모듈 개체만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물론, 방식에 따라 외부에 냉각계통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재는 냉각수 내부순환 밀폐형으로, 내부에 갇힌 냉각수 자체가 순환하며 자연대류로 열교환하며 냉각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4.1 SMR의 장점

① 단순성

  -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단순하다. 하나의 모듈 내부에 일체형으로 설비를 만들기 때문에, 출력을 높이기 위해 모듈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 이외 추가 설치할 것이 없다.(증기, 순환, 냉각, 열교환 계통 모두 일체)

② 안전성

  - 구조가 단순하며 모듈로 만들어 복잡도가 줄어들었고, 모든 설비가 밀폐형으로 기존 원전보다 안전하다.

③ 분산전원

  - 대규모 집단 발전 시설이 아닌, 도심이나 도서산간지역에 설치되어 주변 지역에 별도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대규모 집단 발전 시설에 문제가 생겨 전원 공급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SMR의 주변 지역은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의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원전과 달리 비교적 자유롭게 전력 생산 출력을 바꿀 수 있는 부하추종운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4.2 SMR의 단점

① 경제성

  - SMR의 제작 비용, 건설 비용은 기존 원전보다 저렴하다. 필요 부지 면적도 기존 원전 부지에 절반이 안된다. 그러나, SMR의 운영비용은 기존 원전과 동일하다. 결국, 기존 원전보다 발전량이 낮은 SMR의 전력 생산 단가는 기존 원전에 비해 비싸다. 실제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추가 증설을 시도하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사는 파산했으며, 현재 미국의 뉴스케일 사 역시 경제성 문제로 SMR의 발전 용량을 점차 키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② 핵연료 폐기물

  - SMR이 그 어떤 장점을 가졌음에도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는 핵연료 폐기물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실, 다른 형태일 뿐이지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SMR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핵연료 폐기물은 당연히 늘어나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NuScale SMR, 자료 출처 :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5. SMR 개발 현황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의 대표 주자는 두산에너빌리티다. 지난달 25일,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뉴스케일 사와 SMR 제작 착수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원전 기조로 흔들리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으로는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세계 SMR 개발 현황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① 미국 : Nuscale, `29년 상업운전 목표로 SMR 건설 사업 추진 중. 현재 두산과 제작 협력 중.

미국 : X-energy, 헬륨을 냉각재로 하는 SMR 개발 중.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7년까지 자금 지원 예정. 현재 두산과 제작 협력 중.

③ 미국 : Westinghouse, 30일 이내 설치가 가능한 Micro Reactor 개발 중, `27년 상업운전 목표.

④ 영국 : Rolls-Royce, 3-Loop형 가압경수로 SMR 개발 중. `30년 상업운전 목표로 영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

⑤ 캐나다 : Ultra Safe Nuclear Corporation(USNC), 초소형(Micro Modular Reactor, MMR) 원자로 개발 중, `26년 상업운전 목표. 2020년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엔지니어링과 5년 목표 SMR 기술 개발 MOU 체결.

⑥ 러시아 : OKBM Afrikantov, 2020년 부유식 SMR 상용화 성공, `27년 육상 SMR 상업운전 목표.

⑦ 중국 : CNNC, 2021년 헬륨을 냉각재로 하는 SMR 상업운전 시작. 해상 부유식 SMR 개발 중.

이외 일본,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국가에서 70여 개 이상의 다양한 SMR 모델 개발 중.

우리나라의 SMR은 어떻게 될 것인가?

6. SMR에 대한 우려

위에서 본 것처럼 SMR은 원전 해체기술과 더불어 차세대 원전 산업의 최대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SMR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MR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① 방사능 노출 우려

  - SMR도 어쨌든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 방식을 따라가기 때문에 방사능 노출 우려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위험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만에 하나 콘크리트 공극 등으로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되기라도 한다면 주변의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날 줄 알았겠는가.

② 핵 확산 우려

  - 전 세계로 SMR이 상용화된다면 핵 확산 우려 다시 말해, 핵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물론 이는 강대국은 핵을 가져도 되고, 나머지는 핵을 가지면 안 된다는 내로남불 격인 이야기 이긴 하지만, 어쨌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당장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연료공장 격인 핵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은 세계평화에 위협적인 이야기인 것은 사실이다.

③ 친환경 발전 후퇴 우려

  - 지구온난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써왔다. 그런데 다시, 시대를 역행해 원자력 발전을 상용화하는 것은 친환경 발전의 투자 및 개발을 후퇴시킬 수도 있다. 물론, EU에서 전력 공급과 수요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로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발전이라고 선언하긴 했지만 사실,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발전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7. 대한민국의 SMR 개발 현황

대한민국 원자력발전의 종합설계는 한국전력기술, 기자재 제작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꽉 잡고 있다. 아래는 대한민국의 SMR 개발 현황이다.

①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소형 일체 원자로 기술 개발 완료, 한국전력기술

해양부유식 소형원자로(SMR) BANDI-60S 개발 착수, 한국전력기술

③ 한국형 혁신 소형 모듈 원자로(i-SMR) 개발 추진 중, 2022년 예비타당성조사 및 2028년 표준 설계 완료 목표


주요 키워드

1. SMR(Small Modular Reactor) : 기존 원전의 용량과 크기를 줄인 원자로, 소형 모듈 원자로 

2. SMR은 핵심 장치가 모두 통합된 원자로이며, 부대설비가 필요하지 않음

3.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구조가 단순해 보다 안전하며, 분산 전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

4.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전력 생산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지고, SMR이 설치될 수록 지금보다 핵 폐기물이 보다 많이 나온다는 단점이 있음

5. 현재 SMR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 전 세계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70여 개 이상의 다양한 SMR 모델 개발 중

6. 우리나라도 한국전력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를 필두로 SMR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형 혁신 소형 모듈 원자로(i-SMR) 개발 추진 중

6. SMR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설계와 경제성 문제를 포함해 방사능 노출 우려, 핵 확산 우려, 친환경 발전 후퇴 우려 등 많은 숙제를 해결해야 함

 

참고자료
더중앙경제

그린피스

 임팩트온

IEEFA 뉴스

아주경제

 한겨례

FKI Global Insight Vol.48 2021.06.24 SMR(소형모듈원전) 주요국 현황과 한국의 과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2020.02.07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 2021.10.22

제15회 창원산업진흥원 기술혁신 전략세미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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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책봉의 경제알기는 계속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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