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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이해하려면 환율을 알아야 한다, 왕양 <환율전쟁>

by 세자책봉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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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화폐로 표기된 부를 자발적으로 다른 화폐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합법적으로 한 나라의 부를 빼앗는 것이다.

소리 없는 세계의 부(富) 쟁탈전
13억 중국을 뒤흔든 화제의 책!
그것이 바로 '환율전쟁'의 위력이다!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환율전쟁>

2023. 01. 24. 북극이 마지막 힘을 짜내듯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차례

제1장. 환율이란 무엇인가?
제2장. 고대 환율전쟁사: 환율의 위력
제3장. 환율전쟁 근대사: 아킬레스건 공략
제4장. 환율의 나비효과: 곳곳에 미치는 환율의 힘


저자 소개


지은이 왕양

왕양(필명 쭈앙창페이)은 중국 내 주요 칼럼니스트로, 베이징에서 출생했고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를 졸업했으며 할린, 호위츠 등의 교수에게서 수학했다. 제3세계 국가의 현황, 법률, 경제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경제의 흐름과 전망에 정통하다. 다방면에 걸친 지식과 각종 이론에 해박해 <신경보> 등 주요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2010년에 내놓은 <환율전쟁>은 그의 지식, 경험 연구의 성과가 녹아있는 역작으로, 세계경제를 역사와 데이터를 근거로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환율전쟁>, <경제의 논리> 등이 있으며, NBA 농구팀 운영 및 관리를 다룬 <승리의 비법>과 대국굴기의 과정을 그린 <미국의 첫 1세기> 등의 서적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던 평일 이른 오후, 사무실에 있던 내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엄마였다.

- 엄마가 달러가 필요한데 지금 환율이 괜찮은 거니?
- 엥 갑자기요?


업무시간에 엄마의 전화를 받아 본건 입사하고 처음이었다. 그런데 다짜고짜 환율이라니.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스쳤다. 요새 아들이 열심히 경제공부 하고 있는 걸 알고 물어보신 건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달러에 투자를 하려고 물어보신 건가? 느닷없는 질문에 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될지 어지러워 자초지종을 물어봤다. 이야기인즉슨 이랬다. 스리랑카 출신의 부하직원이 무슨 연유인지 국내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인데, 급하게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라 엄마에게 환전을 해달라며 한화로 몇십만 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꽤나 당돌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는데, 상사된 입장에서 엄마는 직원을 도와주고 싶은 모양이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원/달러 환율을 찾아보니 1,350원 정도 수준이었다. 마침 당시는 금리인상과 수출약화 등의 이유로 국내에 달러가 많이 빠져나가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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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도형 경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적정 환율을 조절하는 우리나라는 대략 원/달러 환율을 1,100원~ 1,200원 사이로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보다 최소 150원이 비쌌고, 국가에서는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시장에 매도하여 달러 유동성을 늘릴 것이라는 시그널을 계속해서 보내던 상황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달러의 가치는 지금보다 낮아질 게 분명했다. 사려 깊지만 이런 계산에 철저한 엄마는 잠시 뒤 말했다.

- 그러면, 내가 지금 바꿔주면 대충 5만 원 정도 손해네?


역시, 아마 우리 엄마가 아빠 대신 자산을 굴렸더라면 지금 쯤 스노볼이 빌딩 몇 채쯤은 가뿐히 넘겼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설명을 조금 더 하고 난 뒤 엄마는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나는 엄마가 내게 100달러짜리 지폐를 건네는 것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 오늘자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엄마는 결국 손해를 본 셈이다. 하지만 괜찮다. 엄마는 직장상사로서의 리더십과 거룩한 인류애를 성실히 이행했으므로 이는 숫자로 판단하는 가치의 영역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건 결코 나쁜 거래가 아니었다.

- 괜찮아요 엄마!

이처럼 ‘환율’은 굳이 해외투자나 경제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간간이 마주치게 되는데, 특히 해외여행을 위해 환전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지만, 환율 자체는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로 한다거나 알아야만 하는 개념은 아니기에 깊은 이해 없이 단어의 뜻 정도만 아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환율은 화폐 간의 교환비율이며, 그 가치는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국가 간 거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만약 국내 거래만 있다고 가정한다면 환율이라는 개념은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래의 적정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거의 그렇듯, 환율 또한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시장 참여자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외국인으로부터 발생하며, 국내투자를 위해 자신이 소유한 외국화폐를 국내화폐로 바꾸기 위한 거래 혹은 그 반대의 거래를 위해 환전을 시도하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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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누구나 원한다면 환율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몇 초 안에 환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류 역사 초기에는 그렇지 못했다. 화폐가 없던 시절, 모든 거래는 물물교환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물물교환은 서로 원하는 물건을 보유했을 때만 교환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물건에 대한 가치판단이 참여자별로 상이할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인류는 물건을 대체하여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했고, 그것이 바로 오늘날 ‘화폐’가 되었다. 초기 화폐의 재료는 너무나도 다양했다. 저자에 따르면 소와 양, 고래 이빨, 손톱, 낚싯바늘, 코끼리 꼬리, 보석 등이 화폐로 사용되었고, 인류 역사상 가장 독특한 화폐는 야프(Yap)군도 사람들이 사용한 거대한 돌이었다. 그러나 가치 보전, 소유 등 활용성이 좋은 귀금속(금, 은, 동)이 화폐를 대신하기 시작했고, 지역 간의 가격차이로 인해 다양한 환율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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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환율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자국의 금본위제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금본위제는 한 국가의 화폐 가치가 금과 연동된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소유하고 있는 금의 가치만큼 지폐를 발행하는 제도다. 이점은 명확했다. 무거운 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가벼운 종이 몇 장으로 거래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이고, 가치가 금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정량적인 수준의 가치 판단이 가능했다. 또한 금 보유고가 있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는 안심하고 화폐거래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본위제가 폐지되며, 국가는 발행한 화폐만큼 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었다. 이것은 화폐 가치가 곧 국가의 신용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국 국가의 신용이 환율로서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환율에는 국가의 정책이나 산업 등 여러 변수가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외국인은 결코 신용이 없는 국가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이것으로 발생하는 화폐 수요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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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환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타 국가 화폐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며 이는 원화의 수요가 적다는 의미로,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원화 가치가 타 국가 화폐 가치보다 올라가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원화의 수요가 많다는 의미인데,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원화의 수요는 대체로 우리나라에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인의 수요다.

- 그런 논리면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게 좋은 건가요?

 

얼핏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국가일 경우에 환율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고 그게 좋은 징조일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레이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언급된 경기순환 사이클처럼 환율도 사이클에 따라 움직인다. 가령 원화 가치가 지나치게 비싸져서 환율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이것은 외국인의 투자 리스크로 작용해 결국 원화수요가 줄어들어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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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정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앞서 언급했듯 가치의 변동성이 클수록 리스크가 커져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물론 제품 수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우리나라의 국내 총 생산과 국가에 대한 신용의 문제로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가 적정 수준의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두고 있으며,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우리는 이미 1997년에 외환위기를 한 차례 겪은 바 있다. 국민들이 금번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 대응하는 한국은행의 스탠스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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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세계화폐가 탄생할 수 있을까? 결국 화폐가 신용의 문제라면 환율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이기도 하다. 국외 거래를 할 때마다 환율에 의지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환헷지도 해야 하고, 외환 수수료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적정한 환율이 아닐 경우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는 건 덤이다. 세계화에 발맞춰 세계화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광범위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단일화폐를 알고 있다. 바로 유로화다. 그러나 유로화는 여전히 힘을 못쓰고 있는 모양이다. 동일하지 않은 정치제제와 경제규모에 따른 각종 문제로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로존 각국은 유럽인을 위해 힘쓰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을 위해 책임을 다할 뿐이다. 2020년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시점에서 유로화라는 거대한 경제시도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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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계화폐에 대한 또 다른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 말이다. 끝내 비트코인이 많은 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화폐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저 전 세계를 향한 사기극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화폐로서의 신용을 얻게 된다면 언젠가 비트코인의 결제 단위인 '사토시'로 거래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환율이라는 개념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직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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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투자를 시작하면서 환율을 신경 쓰기 시작했지만, 투자에 한번 더 고려해야 하는 가격 수준으로 생각했을 뿐 환율이 갖고 있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한 번도 숙고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을 읽기 전후 환율지표에 대한 나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이제 뉴스 기사에 등장하는 금액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것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환율에 대한 이해,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어 꽤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오랜 독서 경험에도 흔치 않은 경험이다. 책 '환율전쟁'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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